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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번엔 간호법…대통령은 ‘거부권’, 여야는 ‘네탓’

등록 2023-05-15 19:30수정 2023-05-16 02:44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2회 스승의 날 기념 현장교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 05. 1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2회 스승의 날 기념 현장교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3. 05. 1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지난 4월 양곡관리법에 이어 두번째다. 대화와 협치보다는 거부권 행사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를 둘러싼 정국 경색과 ‘불통’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5일 <한겨레>에 “윤 대통령은 국민 이익에 해가 되는 법안은 받아줄 수 없고, 국민 건강을 위해서도 이 법안은 통과돼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로선 대통령이 16일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간호법에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적정 노동 시간, 처우 개선을 요구할 권리 등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이런 간호법을 놓고 간호사·의사·간호조무사 등 직역 간 갈등이 큰 상황에서, ‘지역사회·의료기관’ 문구를 삭제하고 간호조무사 고졸 학력 제한 폐지 등을 담은 여당 중재안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은 점 등을 거부권 행사 사유로 보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입법권을 무시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책임을 돌리지만, 연이은 거부권 행사에 불통 이미지만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로 취임 1년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이나 실질적인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지난달 간호법 처리가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민주당의 노림수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입장 발표 브리핑에서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에 대한 재의요구(거부권)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에서 간호법 공포 촉구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간호협회 대표단(왼쪽)과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 반대 릴레이 단식투쟁을 하는 의협 회원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입장 발표 브리핑에서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호법에 대한 재의요구(거부권)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에서 간호법 공포 촉구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간호협회 대표단(왼쪽)과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 반대 릴레이 단식투쟁을 하는 의협 회원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여야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간호법은) 내년 총선 표 계산에만 급급한 민주당의 당리당략”이라며 “민주당은 의료직역 간 대립과 갈등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특정 의료직역을 일방적으로 편들어 대립과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했다.

반면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 대선 공약으로 표를 얻고, 이제는 (간호법을 놓고) ‘간호사 이기주의법’도 모자라 ‘의료체계 붕괴법’이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간호법을 정상대로 공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복원해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굉장히 신중하게 처리해달라”고 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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