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한미협회 세미나’에서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담당대사가 사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안보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가 속한 세종 재단법인 이사장으로 이용준 전 외교부 차관보가 선임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세종재단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 전 차관보에 대한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 전 차관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지내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이었던 김태효 현 국가안보실 1차장과 호흡을 맞춘 인물로 대북 강경론자로 꼽힌다. 저서 <게임의 종말: 북핵 협상 20년의 허상과 진실>(2010) 및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2018) 등을 통해 그간의 북핵 협상은 모두 실패로 귀결됐다는 사실상 ‘협상 무용론’을 펼치며 강압적 수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 전 차관보는 외교관 생활을 끝낸 뒤엔 민간 정책 연구·교육 기관인 한반도선진화재단 대외정책연구회장과 자유민주연구원 정책자문위원, 한미협회(사단법인) 상근부회장 등을 지냈다.
이 전 차관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문정인 전 이사장의 후임이다. 문 전 이사장은 앞서 지난 2월 임기 1년을 앞두고 사의를 밝혔다. 당시 외교부는 세종 재단법인에 대한 감사를 벌여 국가전략 연수과정 예산 운영 실태 등을 조사했다. 문 전 이사장은 이를 “외교부의 재단 흔들기”로 보고 항의성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난 이 전 차관보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외무고시 13회로 1979년 외교부 유엔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청와대 남북핵협상 담당관을 거쳐 주미 대사관 북핵 문제 담당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경수로 협상 대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부장 등으로 일했다. 북핵 담당 대사와 외교부 차관보 및 말레이시아와 이탈리아 대사 등을 역임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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