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계파 갈등에 따른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자당 소속 이상민 의원에게 ‘자중하라’고 공개 경고했다. 이 의원은 이런 당지도부를 향해 “오히려 당에 해를 입히는 행태를 성찰하라”고 맞섰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최고위원회의 뒤 브리핑에서 “(비공개 회의에서) ‘이상민 의원의 언론 인터뷰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당 분열을 조장하는 (이 의원의) 발언이 명백한 해당 행위기에 당 지도부가 (발언을 삼가라는 취지의) 엄중 경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귀국 뒤 당내 계파 갈등의 향배를 두고 “유쾌한 결별도 각오하고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12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민주당과) 유쾌한 결별을 하려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 이상이 모여야 하는데 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상황에 따라서 (가능하다)”고 했다. 20명 이상 탈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민주당 혁신위원회도 이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앞서 서복경 혁신위원은 지난 6일 이 의원을 겨냥해 “옆집 불구경하는 것 아니지 않은가. 말 좀 조심해주면 좋겠다”고 한 바 있다.
이 의원에 대한 공개 경고는 지도부가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런 결정을 두고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이재명계’인 이 의원은 공개 경고를 받은 반면,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친명과 비명이) 같은 하늘 아래 있지만 도저히 상종할 수 없는 세력으로 적대시하는 심리적 분당 상태”라며 분당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지도부가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전혀 해당 행위를 한 적 없다. 오히려 당 지도부 등이 민심에 반하고 당에 해를 입히는 행태에 대해 성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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