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달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참여토론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당시,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특정 출마 예정자 쪽에 출마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이 14일 나왔다. 대통령실이 당대표 선거에 개입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강 수석은 지난 1월, 당시 여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강신업 변호사의 지인 ㄱ씨에게 전화를 걸어 “(강 변호사의) 출마(를) 좀 자제시킬 수 없을까”, “강 변호사도 그렇고…(중략) 다 이렇게 우파 지지단체 나오면 굉장히 혼탁스럽고, 그래서 질서가 안 잡히는 것 같아서 이거를 좀 꼭 강 변호사한테 (중략) 나중에 다른 기회를 찾아야 되고, 간곡히 ㄱ씨가 이거는 좀 책임지고 한번 좀 부탁해봐”라고 말했다고 한국방송(KBS)이 이날 보도했다.
강 수석은 해당 통화에서 “(강 변호사의) 출판기념회에서 말미에 ‘우리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 그냥 나는 여기서 딱 이 에너지를 다 그냥 윤석열 성공을 위해서 모으겠다’ 이렇게 딱 선언해버리면 되지”라며 강 변호사의 당 대표 출마 목적은 내년 총선 출마라는 ㄱ씨의 말에 “그러려면(차기 총선에 출마하려면) 여기 그래도 용산하고 크게 방향이 같아야지”라고 용산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 수석 직속인 시민사회수석실 한 행정관이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김기현 후보 홍보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이를 문제 삼아 안철수 당시 당 대표 후보 쪽에서 강 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보좌진들을 모아놓고 ‘이진복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안을 옹호하는 발언을 요청했다’고 언급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수석은 “공천 언급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강 수석은 이날 해당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겨레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강 수석 쪽 관계자는 한겨레에 “‘대선 경선 때부터 친분이 있는 지인과 개인적이고 일반적인 차원의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