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사태를 두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5% 급등하고 금 가격도 1% 가까이 상승하는 등 대외 불안 요인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조기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관계부처와 금융당국은 현재 분쟁 발생 이후 시장 상황과 예상되는 영향을 긴밀히 점검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중동 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흐름과 가계 부담 우려를 두고 “이번 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 같기도 하다”며 “국내외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가 흐름이나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대부분의 금융시장이 열리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 상황을 파악하긴 어렵다고 최 수석은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미국 정부의 중국 공장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완화 등 대외투자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수석은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 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별도의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하겠다는 최종 결정을 전해왔다”고 했다. 앞서 미 상무부가 지난해 10월 중국 내 반도체 생산 기업에 미국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하면서 국내 기업은 수출 유예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유예 기간 연장을 위해 미국 쪽과 협상을 벌여왔는데, 최근 미국 행정부가 우리 쪽에 수출통제 당국에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무기한 유예되는 방침을 통보한 것이다.
최 수석은 “미국 정부의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며 “우리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운영과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고, 장기적으로 차분하게 글로벌 경영 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수출 실적과 외국인 투자 동향 등을 근거로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반도체, 수출, 산업활동 동향을 봤을 때도 그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며 “지금 상황에서 여러 가지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 불안전성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범위 안에서 수요공급 변동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균형 있게 고민하겠다”며 “정부는 시장 변동성의 확대, 민생 어려움을 감안해 최대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또한 중동 분쟁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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