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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총선 전초전’ 불 붙은 강서구 재보궐…진 쪽은 치명상 불가피

등록 2023-10-11 07:00수정 2023-10-11 22:22

기초단체 한 곳 보궐선거가 ‘총선 전초전’으로 과열
여야, 윤석열-이재명 ‘심판론’ 내세우며 역량 총동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날인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양천초등학교에 마련된 가양1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날인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양천초등학교에 마련된 가양1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냐, 이재명 대표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0일 여야는 마지막 현장 유세에서 “야당 대표 심부름꾼이 아닌, 진짜 일꾼을 뽑아달라”(국민의힘), “투표로 윤석열 정부의 폭주와 무능을 막아달라”(더불어민주당)고 각각 호소했다. 유권자 50만명의 기초단체장 보궐선거가 여야의 총력전 속에, 대선 리턴매치로 치러지는 것이다. 결과에 따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패자는 극심한 진통을 피할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투표는 11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이뤄지고, 밤 11시를 전후해 당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기초단체 단 한 곳에서 치러지는 원포인트 선거임에도 유례없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10일 국정감사가 시작됐는데도 이날 저녁 여야 지도부는 강서로 집결해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진교훈 후보를 전략공천한 점을 들어 “부정부패 혐의를 받는 몸통(이 대표)의 아바타가 구청장이 되면 어떻게 국민들에게 존경받겠나. 부정부패는 반드시 척결한다는 걸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사면·복권으로 출마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하며 “이번 선거는 시민의 힘이냐 오만한 권력이냐를 선택하는 선거다. 진 후보가 당선되는 건 윤 대통령이 검찰 정치를 그만두고 제대로 대화와 협치의 정치를 해보라는 국민들의 경고다”라고 했다.

내년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르는 이번 보궐선거는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는 물론, 총선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강서 지역은 2010년부터 내리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돼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패배할 때도 강서에선 49.17%의 지지를 얻어 46.97%를 득표한 윤 대통령에 앞섰다. 그러나 곧이어 윤 대통령 취임 분위기 속에 치른 6월 지방선거에선 김태우 후보가 김승현 민주당 후보를 51.30% 대 48.69%로 누르고 당선됐다. 마곡을 중심으로 한 개발 지역과 화곡동 등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야당 우세 지역의 민심이 엇갈린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단순히 승부의 문제를 넘어 득표 차, 투표율을 모두 의미심장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게 여야의 공통 인식이다. 민주당은 득표율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린 ‘압도적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건은 투표율이다. 야당은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에선 고령층이 결집해 상대적으로 여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봐왔다. 그러나 사전투표율이 재보궐선거 역대 최고치인 22.64%를 기록하자 전체 투표율도 견인해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15%포인트 이상 득표율이 벌어질 경우 ‘정권심판론’의 바람이 총선까지 거세게 불 거라는 게 민주당 쪽의 전망이다.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인 김영호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한 표를 이겨도 이기는 거지만,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는 국민의 분노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인 만큼 득표 차가 클수록 ‘용산’과 여당이 아플 것이고, 아픔이 커야 국정 기조도 바꿀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서가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곤 하나, 큰 격차로 선거에 질 경우 여당에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박빙 승부’를 주장하지만, 내심 ‘역전승’은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 초선 의원은 “현장 분위기가 썩 좋진 않다”며 두 자릿수 격차 패배를 조심스레 전망했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이렇게까지 의원을 총동원했는데 대패한다면, 용산에서 (김 후보 사면을) 결정하고 당 지도부가 그대로 따라간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지원 umkija@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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