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며 “사퇴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10일 오전 페이스북에 “김 대표는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빼고 아랫사람만 사퇴시켰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기현 대표의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홍준표 시장 말대로 패전 책임은 장수가 져야 하는데 꼬리 자르기만 한 것”이라며 “이때부터 우리 당은 좀비 정당이 됐다. 이대로 가면 낭떠러지에 떨어져 다 죽는 걸 아는데도 좀비처럼 질주하고 있다”고 했다.
하 의원은 ‘조기 해산’을 선언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언급하며 “(김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 죽이기로 일관했고 결국 용두사미로 끝났다. 전권을 주겠다던 혁신위는 결국 김 대표의 시간벌기용 꼼수였다”며 “인요한 혁신위와 당원, 국민 모두 속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르면 이달 중순께 출범 예정인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해 “김 대표는 혁신은 거부하고 조기 공관위로 위기를 돌파한다고 한다. 또 꼼수에 당해선 안 된다”며 “김 대표가 있는 한 조기 공관위는 혁신위 시즌2에 불과하다. 혁신 공천안 올라와도 김 대표가 최고위에서 뒤집으면 그만”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김기현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를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이대로 총선에 대패해 윤석열 정부가 식물 정부가 된다면 그땐 모든 책임을 김 대표가 지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기현 대표의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7.15%포인트 차로 패배한 뒤 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임명직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고 2기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김 대표 등 선출직 지도부는 자리를 지켰다.
이후 김 대표는 당 쇄신을 위해 ‘전권을 주겠다’며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영입하고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혁신위의 ‘당 지도부 등의 내년 총선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제안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결국 혁신위는 오는 24일까지 활동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7일 “우리가 50%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겠다”며 조기 해산을 선언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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