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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 대통령 “금투세 폐지 추진”…여야 합의 뒤집고 포퓰리즘 질주

등록 2024-01-02 17:38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말 공매도 금지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금투세 폐지 추진을 밝힌 것은 4·10 총선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를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2020년 국회는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이 5천만원을 넘을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금투세를 도입하면서, 시행은 2023년으로 합의했다. 이후 2022년 말 다시 여야는 금투세 도입을 2025년으로 2년간 유예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거듭 증시 활성화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증시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며 국민의 자산 축적을 지원하는 기회의 사다리”라며 “저 윤석열이 말하는 공정은 기계적, 획일적 평등이 아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역동적인 기회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제 임기 중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해서 글로벌 증시 수준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세 폐지는 소득세법 개정 사안으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현실화 여부가 달렸다. 대통령이 이미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을 정치적 의도에 따라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정책 신뢰도 하락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인 금투세를 부정하다니 황당무계하다”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정의에 크게 어긋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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