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을 주도하는 개혁신당(가칭)이 8일 사장 임명동의제와 조세 지원 등을 담은 공영방송 관련 공약을 1호 정책으로 발표했다. 개혁신당은 정식 창당에 앞서 공약을 내놓고, 온라인 기반으로만 4만명 넘는 당원을 모집하는 등 기존 정당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 개혁신당은 22대 총선 이후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교육방송(EBS) 사장을 선임할 때 사장 임명동의제를 시행하도록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사 구성원들에게 사장 선택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또 “공영방송 사장에게 10년 이상 방송 경력을 강제해 직무 경험이 전무한 낙하산 사장 임명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했다. 방송 관련 경력이 전무함에도 박민 한국방송 사장을 낙점한 윤석열 정권과 여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한국방송·교육방송 수신료 폐지와 이에 상응하는 조세 지원 △외부 진행자를 내부 인력으로 대체 등의 내용도 덧붙였다.
정당이 정식 창당하기 전에 정책부터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위원장은 “신당의 미래에는 삶을 바꾸는 정책들이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며 “앞으로 10대 정책을 하나씩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이 지난 3일부터 온라인으로 모집을 시작한 당원은 지난 7일을 기준으로 4만명을 넘어섰다. 이 위원장은 지지자 연락망과 총선 지원자 또한 구글 폼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구축했다. 국민의힘 한 보좌관은 “시·도당 창당 요건을 갖추려면 당원을 모집하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라며 “새로운 방식이 젊은 세대에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당에 합류한 허은아 전 비례대표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며 의원직을 포기한 것도,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에 합류하고도 탈당을 거부한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의 모습과 대조됐다.
한편, 이준석 위원장과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오는 1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