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원칙과 상식’의 일원으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영찬 의원은 결국 당 잔류를 선택했다.
윤 의원은 이날 10일 오전 원칙과 상식의 탈당 기자회견을 30여분 앞두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다. 성공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했다. 탈당 기자회견에는 원칙과 상식 4명 중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3명만 참석했다.
윤 의원의 결정은 전격적이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아침에도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4명 모두 (탈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의원은 예정된 탈당 기자회견 시간 직전에 세 의원에게 ‘민주당에 남아서 당을 바꾸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당 지도부와 친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만류가 이어지면서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윤 의원과 청와대에서 함께 일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윤영찬을 모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 통음하며 그를 붙들었는지를 짐작하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전날 성희롱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당 윤리감찰을 지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현 부원장은 윤 의원의 지역구(경기 성남중원)에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김종민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뒤 기자들에게 “저희도 당혹스럽고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 쪽 관계자는 “예상 밖이지만 본인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