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대통령과 반대되면 야당 가야지…”
국민의힘이 11일 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유일준 변호사를 포함한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당 안에선 4월 총선 출마 후보자를 뽑는 과정에서 ‘윤심 공천’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불만이 나왔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이들을 포함한 공관위원 9명 인선을 의결했다. 지난 8일 공관위원장에 임명된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포함해 공관위는 모두 10명으로 꾸려졌다.
당 내부 인사로는 당연직인 장동혁(55·초선) 사무총장 말고도, 이철규(67·재선) 의원과 이종성(54·비례) 의원이 공관위에 포함됐다. 당헌·당규상 공관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하는 외부 인사(6명)로는 유일준(58) 법무법인 케이디에이치 대표변호사, 문혜영(45)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윤승주(54) 고려대 의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전종학(54) 경은국제특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전혜진(49) 한양사이버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학과장, 황형준(56) 보스턴컨설팅그룹코리아 대표 파트너가 이름을 올렸다. 정 위원장을 포함하면 외부 위원 7명 가운데 3명이 법률가고, 전종학 변리사는 미국 로스쿨 학위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합류를 두고 한 영남 지역 의원은 “세상 누구나 이 의원이 하는 말을 ‘대통령의 뜻’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공천 심사에 공정성 시비가 없을 수 있겠나. 다들 못마땅해하지만,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말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공관위원들이 대부분의 공천 심사 대상자를 모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세게 주장하면 그 뜻대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 건건이 이 의원 주장대로 돌아가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검찰 출신인 유일준 변호사를 두고도 ‘윤심’ 논란이 나온다. 유 변호사는 2003년 안대희 당시 검사장이 지휘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일한 적이 있어, 이들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탓이다. 2022년 11월 한 위원장 팬카페에는 세 사람을 포함해 수사팀이 등산을 한 뒤 찍은 기념사진이 올라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변호사는 2020년 총선 때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공관위(위원장 김형오)에서도 활동했었다.
이런 우려에 한 위원장은 “이 공천,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저”라고 반박하면서 “저와 공관위원장이 공정한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공천과 윤 대통령의 의중은 무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철규 의원은 “(윤심 공천 논란은) 잘못된 프레임”이라면서도 “여당 의원이 대통령하고 반대되면 야당으로 가지, 뭐하러 여기에 있나. 지금은 당이 (대통령과) 다같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