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뭐? 이명박이 노무현과 손잡아?’ 춤추는 설들

등록 2006-10-04 07:35

온갖 말들에 대한 각후보(캠프)의 답변
온갖 말들에 대한 각후보(캠프)의 답변
“정치란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 전 대통령이 청년 정치인 시절에 한 표현이다. 지금은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합리화’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여의도에서는 ‘가능성’이란 핑계에 기대 온갖 시나리오들이 떠다닌다. 미래를 내다본 통찰도 있지만, 상대방의 딴지를 걸기 위한 음모도 교묘히 뒤섞여 있다. 대선 예비후보들을 둘러싼 예언과 참언 사이의 다양한 말들을 정리해 봤다.

노무현과 연대설에 이명박 “경선결과 승복”
박근혜, 양보설에 발끈…DJ 연대설엔 반색
중도하차설 고건 “결단하면 좌고우면 안해”

지지율과 이런 저런 설은 비례한다. 가장 풍부한 상상의 대상이 되는 곳은 한나라당 쪽이다.


최근 여의도를 가장 떠들썩하게 한 가설은 ‘이명박-노무현 연대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의 경선 ‘룰’이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으면 뛰쳐나와 지역구도 극복을 명분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손잡는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유리한 현재의 경선 룰을 이명박·손학규 두 사람이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란 관측에서 나온다. 여당의 한 의원은 “만약 특정후보의 탈당 사태가 나면 이회창 전 후보가 당내 통합을 내세워 정계복귀를 선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 시장 쪽에서는 “당원들에게 ‘이명박이 탈당할 수 있겠구나’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려는 정치공작”이라며 “가당키나 한 소리냐”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전 시장은 “후보가 되려면 경선에 참여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 쪽은 ‘대권 양보설’에 시달리고 있다. 당내 경선이 지나치게 과열되거나 다른 후보에 뒤질 경우, 한나라당 집권이라는 ‘대의’를 위해 양보한다는 것이다.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은 “누군가 공작적인 차원에서 퍼뜨리는 말”이라며 “근거없는 소문으로 후보들을 상처내고 희화화해선 안된다”고 말을 잘랐다.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설도 있다. 동서화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잡는다는 주장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한나라당이 민주당 또는 김 전 대통령과 공조하는 문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서로 추진하는 정책이 맞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여당후보설’부터 ‘한나라당 차기 후보설’, ‘한나라당 집권 후 총리설’까지 다양한 설의 당사자가 되고 있다.

여당후보설의 진원지는 여당이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보수화가 심해지면 손 전 지사가 여당행을 결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 쪽 관계자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나라를 망친 현 정권의 책임을 묻자는데, 여당으로 간 다는 것은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 쪽은 또 차기 후보설에 대해 “2002년 3월까지 이인제·이회창 싸움이었다가 실제 대통령은 노무현 후보가 됐다”며 “내년에도 처음엔 다른 후보들의 싸움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손 전 지사가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강재섭 한나라당 대표·한화갑 민주당 대표·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왼쪽부터)가 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38돌 개천절 경축식에서 개천절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강창광 기자<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강재섭 한나라당 대표·한화갑 민주당 대표·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왼쪽부터)가 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38돌 개천절 경축식에서 개천절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범여권 후보에서는 역시 고건 전 총리를 둘러싼 말이 제일 무성하다. 이른바 ‘내년 지지율 반토막설’과 이에 이은 ‘중도하차설’이 대표적이다. 한때 지지율 1위를 달렸다가 점차 지지율이 떨어지자 나오는 말이다. 민주당내 ‘고건파’인 신중식 의원은 “모든 결정은 정치권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고 전 총리가 정치권 밖 행보를 게속하면 시기를 잃고 정치권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직과 자금이 없으니, 결국 여당과 합류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여기에서 비롯한다.

고 전 총리는 지난달 27일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속 정당이 없으니 새로운 정치재편 과정에서 해야 할 역할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저는 일단 결단하면, 좌고우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최근 귀국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선 ‘고건 지지후 차기 후보설’이 한때 퍼졌다. 고 전 총리와 지역(전북)이 겹치는 데다,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나오는 말이다.

정 전 의장의 측근은 “우리에게 차기는 없다는 배수진의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호남 지역 유권자들부터 과연 누가 본선 경쟁력이 있느냐라는 판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을 놓고는 본선을 포기하고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하게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본인이 구상하는 민주개혁대연합을 이루기 위한 밑거름이 되기 위해 후보 사퇴도 불사한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의 윤천원 보좌관은 “(대선후보로서) 좀더 열심히, 분명히 하라는 채찍으로 듣겠다. 지지자들의 성원에 부합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답했다.

이렇듯, ‘가능성’이란 이름 아래 나오는 각종 설들은 대부분 상대 후보의 발목을 잡기 위한 음모가 대부분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스는 하벨 대통령의 말을 이렇게 패러디했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 아니다. 그것은 비참한 사람들과 불쾌한 사람들 사이의 선택이다.” 정치는 희망의 예술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태희 황준범 기자 herme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