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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DJ, “한반도 평화 위해 헌신하겠다”

등록 2006-10-28 16:54

목포역 연설 전문
“4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우리 국민과 고향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 덕분입니다.” 목포역 광장에 나온 50대 아주머니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를 울린 건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나른한 가을햇살이 비치는 28일 오후의 목포역. 3천여명의 시민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8년 만에 고향을 찾은 김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서였다. KTX를 타고 부인 이희호 여사와 아들 김홍일씨와 함께 목포를 찾은 김 전 대통령은 2시20분께 목포역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목포시민들은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그를 맞이했다. 80살의 김 전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채 연설을 했지만, 치밀한 논리는 여전했다. 그는 PSI 참여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정치 불개입을 힘주어 말했다.

[연설 전문]

한없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에 대한 사랑과 감사, 정으로 여기 목포를 찾아왔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박수)

지난 반세기 남짓 정치에 참여해왔는데, 수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4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6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고, 10년 이상 망명·연금 생활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우리 국민과 고향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 덕분입니다. 여기서 굴복하면 우리 국민과 부당하게 차별받는 고향 여러분이 좌절할까 극복하면서 살아왔다고 보고드립니다.(박수).


많은 영광도 누리며 살아왔습니다. 국회의원도 했고 대통령도 했습니다. 노벨평화상도 받고 세계적인 상도 타고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습니다. 이 모든 영광은 나의 사랑하는 고향과 전라도민 여러분께 바치고자 합니다.(박수)

나는 대통령으로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큰 업적은 아니지만 성과를 냈습니다. 첫째, 여야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 보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박수) 둘째, 외환위기 극복입니다. ‘금모으기’ 까지 해주는 국민들로부터 힘을 얻어 외환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에 책을 냈습니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은 IMF 덕택도 아니고, 미국 덕도 아니고,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 국민들의 노력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여권을 신장하고 노동운동의 자유를 보장해 이렇게 해서 정의가 있다는 느끼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북관계 개선입니다. 여러분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지만 우리는 안심하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남북교류를 통해서 북한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북한보다 강합니다. 북한사람들도 우리에 대해 의심과 증오와 복수심을 갖고 있었는데 남북교류 이후로 비료, 식량, 의약품 보내주니 우리에게 감사하고 부러워하고 저런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게 됐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장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발전입니다.(박수)

앞으로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정치를 해서는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는 제가 하지 않고 그래서 나라일에 대해서 조그만 일이라도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한반도 평화 화해 협력 평화적 통일에 헌신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1300년 통일민족입니다. 조상들이 지하에서 얼마나 슬퍼하겠습니까. 죄없이 미소 양국이 우리를 38선으로 갈랐습니다. 그 결과 전쟁도 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까. 그 결과 지금도 언제 다시 합칠지 모릅니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평화입니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고 통일이라는 역사발전을 위해 미력이나마 앞으로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습니다.(박수)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합니다.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히 검증을 받아야합니다. 미국은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풀어야합니다. 주고받는 방식으로 풀어야합니다. 미국은 대화해야합니다. 아이젠하워가 대화를 통해 6·25 전쟁의 휴전을 이끌어냈습니다. 레이건은 소련을 ‘악마의 제국’이라고 하면서도 대화했습니다. 닉슨은 중국을 찾아가 모택동을 만났고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월남전에서 미국은 패했고, 쿠바는 50년 동안 봉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억압과 봉쇄는 다 실패로 끝났고 대화를 통해서는 개혁과 개방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은 그 교훈을 거울삼아 대화해야합니다. 주고받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합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중심이 되어 우리 주장대로 정책을 세워나가 평화적으로 대화에 들어가야합니다. 절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로서 풀어나가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박수)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해야합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남북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위배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거듭 요구합니다.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책임을 느끼고 모든 것을 평화적으로 풀어나가야합니다. 국민들은 정부의 이러한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야합니다.

PSI는 한반도 주변에서 실시해서는 안됩니다. PSI가 무력대치를 부르고 전쟁으로 이어지고 수백만명이 죽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PSI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합니다.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결정해야합니다.(박수)

우리가 전쟁을 막으면 한반도에는 창창한 미래가 있습니다. 20세기는 산업시대였습니다. 산업시대에는 자본, 물자, 땅이 필요하지만, 지식기반 사회인 21세기에는 창의력과 우수한 지식인이 필요합니다. 21세기에 우리는 처음으로 소리지를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전쟁을 막읍시다.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모두 힘을 합쳐 후손에게 이땅을 물려주자고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박수)

정치에 일체 개입하지 않겠습니다. 이 나라 잘되는 일, 우리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일, 평화 누리는 일, 이런 일을 하겠습니다. 정치를 빼고는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내 생명이 있는 한 우리 고향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박수)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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