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남 여수를 방문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남해화학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가 담긴 사진집을 선물받고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표가 6일 전남 여수를 찾아 ‘거시기’라는 호남 특유의 향토색 짙은 표현을 구사하는 등 호남과의 거리 좁히기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수에서 열린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위원회 초청 특강에서 최근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를 언급하며, “여당을 지지했던 국민께서는 참으로 ‘거시기’하실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정치가 이렇게 ‘거시기’해서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겠습니까?”라며 호남인들이 자주 쓰는 ‘거시기’라는 단어를 연설에서 자연스럽게 인용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면서 “우리 여수”라고 말하거나, “여수 올 때마다 제가 갓김치는 꼭 한 접시씩 먹고 갑니다”라고 하는 등 친근감을 무척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지난 1967년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여수에 호남정유를 세운 사실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박 전 대통령이 세운 남해화학 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한 뒤 ‘중화학 시대의 기수’라는 글귀가 쓰인 선친의 휘호탑도 둘러보는 등 전방위적으로 친근감을 호소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나라당 정체성 논란에 대해 “내가 중도라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 시절, 당을 대신해 당의 입장을 얘기했고, 그게(그때 당의 입장이) 중도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최근 김용갑 의원 등 보수파 의원들이 원희룡·고진화 의원에 대한 경선 참가 포기 및 탈당을 요구한데 대해 “정치인의 국가관은 당원이나 국민들이 평가하는 것”이라며 “당을 나가고 들어오는 것은 자유의지이며, 인위적으로 나가라 마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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