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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어묵의 ‘정치’ 서민 눈물 닦았나

등록 2009-12-25 20:30수정 2009-12-29 15:59

2009 정치 이 장면
“맛이 괜찮네. 인마, 이리와 하나씩 먹어.”

6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골목상가를 찾았다. 점퍼 차림으로 이곳 떡볶이집을 찾은 이 대통령은 선 채로 어묵을 먹었다. 지나가던 고등학생들도 불러세워 어묵을 집어준 뒤 5000원을 직접 계산했다. 이 대통령은 뻥튀기가게, 과일가게, 빵집, 새마을금고를 돌며 “경제가 어려우면 제일 먼저 고통받는 사람이 서민층이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앞선 6월22일 이 대통령은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려면 중도가 강화돼야 한다.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적극 도입·실행하라”며 중도실용·친서민을 국정운영 기조로 내걸었다. 떡볶이집 방문은 그 첫번째 행보였다. 이를 신호탄으로 이 대통령은 재래시장과 복지시설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정부는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 보금자리주택, 미소금융 등 ‘떡볶이 정책’들을 내놨다.

이 대통령과 정부는 중도실용·친서민을 마법의 주문처럼 되뇌었다.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 9월 정운찬 국무총리 기용, 지난 23일 고건 사회통합위원장 임명도 중도실용의 이름으로 이뤄졌다.

중도실용·친서민은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정부에 대한 비판론이 들끓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사회 갈등 치유와 통합을 위한 근원적 처방’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제2의 촛불로 치닫는 정국을 타개하려는 목적도 깔려있었다.

야당은 허울뿐인 ‘가짜 친서민’이라고 비판했지만 30%대 초반에 머물던 이 대통령 지지도는 8월 이후 40%를 돌파해 현재까지도 4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념적 중도층, 40대 연령층, 호남·충청 등 상대적으로 이 대통령 지지도가 취약했던 층에서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10월 이후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철도노조 파업 등 갈등 현안들이 터져나오면서 이 대통령은 ‘법과 원칙’을 내세워 강경한 태도로 돌아섰고, ‘중도실용·친서민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노조 파업에는 “타협 없다”며 강공드라이브의 전면에 나섰다. 이제는 오히려 이 대통령의 무타협·정면돌파 태도가 40%대 지지도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게 여권의 분석이다.

어쨌거나 중도실용·친서민 기조는 내년에도 계속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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