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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기호2번론’, 박원순 지지자를 문맹으로 보나”

등록 2011-09-28 10:56수정 2011-09-28 15:22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망
“이번 선거 박원순 변호사와 민주당 관계에 달려”

 “민주당이 주장하는 ‘기호 2번론’은 안철수, 박원순 지지자를 문맹자로 간주하는 주장으로 대단히 모욕적이다.”

 시사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한겨레신문사의 인터넷방송 <하니TV>가 만드는 시사토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에 나와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전망하면서 민주당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 프로그램의 고정코너인 ‘고성국의 고성방가’에 출연한 고 박사는 10·26 보궐선거와 관련해 “야권 단일후보로 박원순이 가장 유리하다. 한나라당 후보는 나경원이 유력하고, 이석연 변호사는 조연으로 끝날 것”이라고 총평했다.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이번 선거는 사실상 박원순 변호사와 민주당과의 관계에 달렸다”며 “민주당이 박원순한테 달려가는 모양새를 취했어야 하는데, 첫 번째 한 일이 당 대표실로 부른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김 총수는 특유의 어투로 “그러다가 ‘훅’가는 수가 있다”고 쏘아붙였다.

 고 박사는 민주당의 분위기와 관련해 당내 일부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기호 2번론’(민주당 기호인 2번을 달고 나가야 선거에서 이긴다)으로 압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고 박사는 “선거에서 기호는 문자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쉽게 1, 2, 3…번 하는 식으로 번호를 매겨준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기호2번론을 들고 나오는 것은 안철수, 박원순 지지자들을 문맹자라고 간주하는 이야기로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 박사는 “설령 박원순 변호사의 기호가 ‘588번’이라도 사람들은 찾아내서 찍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기호론을 제기하는 것은 안철수, 박원순 바람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어준 총수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후보였던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낙선을 예로 들면서 기호2번론을 비판했다. 김 총수는 “유시민 지지표는 민주당으로 갔는데, 민주당 조직표가 유시민에게 오지 않은 것”이라며 “유시민 표의 확장성을 이야기하는데, 거꾸로 말해 민주당이 최소한의 자기 책임을 못한 것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 박사는 “이런 식으로 민주당이 기득권을 고집하면 결과적으로 박원순으로 단일화하더라도 유시민 사례처럼 플러스 알파로 이어지지 않고, 선거는 박빙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어준 총수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오세훈 전 시장에 0.6%포인트 차로 패배한 것을 예로 들면서 “기호 2번이 생각만큼 큰 효과는 없겠지만, 박빙의 선거에서 1~2%는 매우 중요하다”며 “박원순 변호사가 인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호 2번을 활용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박 변호사가 쓸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거 구호로 ‘2번을 빌리겠다’는 정도라고 본다”며 “박 변호사가 민주당의 정책 프레임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 힘까지 빌려서 당선되겠다는 자세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훈수를 뒀다.

 이번 회로 141회째를 맞는 ‘김어준의 뉴욕타임스’는 이 밖에도 40여년만에 부활한 재외동포 투표권이 어떤 정치세력에 유리할 지에 대한 전망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지방선거에서 행보 등을 집중 분석한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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