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을에 출마한 전재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8일 경기 광명시 하안동의 한 배드민턴장을 찾아 휴일을 맞아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명/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여성 VS 여성 광명을 전재희-이언주
3선의 새누리당 전재희
지하철 대신 버스정류장서
짧게나마 대화 주고 받아
참모들에 “밥 줘가며 시켜” ‘새얼굴’ 민주당 이언주
인지도 높이는게 급선무
하루에 명함 3500장 돌려
“낡은 정치 대신 새 정치를” 경기도 광명을이 4·11 총선 ‘화제의 선거구’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 거물과 여성 정치 신인이 맞붙는다. 장관 출신의 3선 전재희(62) 새누리당 의원에게 대기업 임원 출신인 이언주(40) 민주통합당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지키려는 쪽은 관록과 경륜을, 쫓아가는 쪽은 패기와 변화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두 사람 다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21일 오전 전 의원은 아침 7시 하안3동 버스정류장 출근인사, 10시 광명시 자기주도학습 부모교육 기본 과정 개강식 인사, 10시50분 철산3동 길거리 인사, 11시10분 광명동 화장품 판매사원 모임 인사 등으로 유권자를 만났다. 전 의원은 “‘나 밥 먹을 시간은 좀 줘가며 하라’고 참모들에게 읍소하는데 통 들어주질 않는다”고 농반 진반으로 하소연했다.
이 후보도 오전 7시30분 철산역 출근인사, 8시30분 광명실내체육관 인사, 10시30분 철산동 상가 및 하안동 주민자치위원회 인사, 11시 소하동 복지관 인사 등으로 쉴 새 없이 옮겨다니며 얼굴을 알렸다. 아침저녁 출퇴근 인사를 시작하고 하루 만에 허리에 파스를 두 장 붙여야 했다. 하루에 나눠주는 명함이 3500장 정도 된다. “명함을 받지 않는 분까지 치면 대략 5000분께 인사를 드리는 셈”이라고 했다.
유권자를 만나는 방식은 차이가 있다. 인지도가 이미 90%를 넘는 전 의원은 가급적이면 한 명 한 명과 깊이 교감하려는 자세로 임한다고 했다. 출퇴근 인사 장소도 사람들이 바삐 스쳐가는 지하철역 입구보다는 기다리는 시간 짧게나마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버스정류장을 택했다. 상가를 돌면서도 가게 한 곳 당 10여분씩 머물며 민원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듣는다고 했다.
반면에 신인인 이 후보는 인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당의 전략공천 배치가 지난달 말에야 확정되는 바람에 기존 조직을 우선 추스르느라 유권자를 만날 기회가 절대적으로 적었다. 한 명이라도 더 인사하고 악수도 하겠다는 자세로 지역을 훑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엔 가랑비 속에 비옷도 입지 않고 퇴근 인사를 했다. 저녁을 들러 간 해물탕집에서도 일일이 테이블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8일엔 두 후보가 지역구 사업장인 기아자동차 배드민턴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경품 추첨과 시상을 했다. 전 의원은 수상자와 악수를 했고, 이 후보는 포옹을 했다. 이 후보가 좀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전 의원은 “이 후보가 참 붙임성이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행사 뒤 다과회 자리에선 이미 안면이 있는 전 의원에게 참석자들이 좀 더 친근하게 말을 붙였다.
지난 9~10일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선 전 의원이 40.3%로 이 후보(35.7%)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선 젊은 이 후보의 ‘표적공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경인일보>가 지난 7일 벌인 여론조사에선 전 의원(41.8%)이 이 후보(23.0%)를 크게 앞섰다.
전 의원은 주민들의 묵은 민원을 해결하고 도시 발전을 이루려면 거물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시민들의 말을 많이 듣고 다가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19일 야권 단일화 경선 승리를 발판삼아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낡은 새누리당 정치의 상징적 인물인 전 의원을 꺾고 젊은 도시 광명을 대표해 새로운 정치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인구 구성이 최근 크게 바뀐 점이 선거의 주요 변수라는 데는 양쪽 다 이견이 없다. 택지개발 등으로 유권자 14만명 지역에 지난 한 해만 새로 3만5천여명이 유입됐다. 20~40대의 젊은 세입자 가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 각각 기대와 우려가 나온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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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경기 광명을 민주통합당 후보(왼쪽)가 지난 17일 하안동 구름산 입구에서 등산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명/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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