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현장] 서울 종로-홍사덕 vs 정세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9일 아침, 여야 지도부는 서울 종로로 총출동했다. 단지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가 서울(48곳)을 포함한 수도권(112곳)인데, 종로에서 어느 곳보다 뜨거운 승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경합지역으로 분류하는 이 지역의 후보는 각각 친박근혜계, 친노무현계의 상징인 홍사덕 의원(6선), 정세균 의원(4선)이다. 새누리당이 승리해 다수당이 되면 홍 의원은 국회의장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이 승리하고 야권연대가 승리하면 대선행보를 해온 정 의원의 ‘주가’가 올라간다.
이날 아침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출근인사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두 후보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역을 먼저 들렀다. 홍 후보는 야권 강세지역인 동쪽(창신·숭인동)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향했고, 정 후보는 여권 강세지역인 서쪽(사직·평창·부암동)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움직였다. 유권자들의 이동이 많은 오후에는 경복궁역 주변에서 연설회를 열었다.
홍 후보는 “야권이 승리하면 5년 안에 제2의 그리스 사태를 맞게 된다. 새로운 길을 열고 있는 박근혜와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자”며 ‘과거 세력 대 미래 세력’ 구도를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명박 정권 4년의 실정을 심판하고 바꿔야 99% 서민과 중산층의 삶이 바뀐다. 새누리당으로 위장개업을 해도 국정 실패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며 정권심판론을 역설했다.
부암동 거주 15년째라는 건축업자 구본익(44)씨는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을, 2008년 총선 때는 손학규를,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박원순을 찍었다. 전체적인 흐름이 이번에는 심판론에 공감하는 쪽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복궁역 주변에서 자영업을 하며 25년째 종로에 살고 있다는 이아무개(58)씨는 “자꾸 말을 바꾸는 사람들은 꼴도 보기 싫고 나라를 맡기면 큰일 날 것 같다. 선거 때는 거의 1번만 찍었다”며 새누리당의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역대 총선 성적만 보면 새누리당의 절대 우세 지역이지만,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바뀌는 흐름이 포착된다. 1988년 총선 이후 6번의 ‘정규리그’는 모두 현 여권(한나라당-신한국당-민주자유당-민주정의당)의 승리였다. 야권의 유일한 승자는 1998년 보궐선거 때 승리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는 박원순 후보가 53.65% 득표율(나경원 후보는 45.35%)로 승리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근혜 대 문재인…사활건 ‘대선 전초전’ 개막
■ 현직 부장검사 회식자리서 여기자 2명 몸 더듬고 성추행
■ 안철수, 송호창·인재근에 지지 메시지…4·11총선 본격 개입
■ 김윤옥 국립중앙박물관 만찬, 어떻게 봐야 하나?
■ ‘라면의 남성성’ 과학분석으로 밝힌다?
■ 박근혜 대 문재인…사활건 ‘대선 전초전’ 개막
■ 현직 부장검사 회식자리서 여기자 2명 몸 더듬고 성추행
■ 안철수, 송호창·인재근에 지지 메시지…4·11총선 본격 개입
■ 김윤옥 국립중앙박물관 만찬, 어떻게 봐야 하나?
■ ‘라면의 남성성’ 과학분석으로 밝힌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