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 이현재 후보 측근이
통합진보 구경서 추천장 받아
통합진보 구경서 추천장 받아
새누리당 인사가 경기 하남시 야권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통합진보당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도운 사실이 1일 확인됐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선거구에서 야권연대 효과를 무력화하려고 개입한 시도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통합진보당 예비후보였던 구경서(50) 후보는 지난달 17~18일 민주통합당 문학진(57) 후보와의 야권후보 경선에서 패배하자, 사흘 뒤인 21일 탈당한 뒤, 이틀 새 유권자 470여명의 추천장을 받아 등록 마감 1시간 전인 23일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다. 무소속에 출마하려면 300명 이상 500명 이하의 도장을 찍은 추천장을 함께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현재(62) 후보의 측근이자 당원인 ㅎ씨가 22~23일 구 후보 추천장을 갖고 다니며 지인들에게 도장을 받아간 사실이 <한겨레> 취재 결과 드러났다. ㅎ씨는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 후보의 선거사무장을 지냈다. 한 유권자는 “ㅎ씨가 찾아와 무소속 후보 추천장을 내밀어 이상했지만 아는 처지여서 추천장을 써줬다”며 “1장에 7명쯤 연명하는 양식의 문서를 ㅎ씨는 여러 장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일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낯선 사람들이 5~6명씩 짝을 지어 날인한 추천장을 갖고 왔다”며 ‘조직적인 무소속 출마 지원’ 의혹을 제기했다. ㅎ씨는 “구 후보와 친구 사이고 동네 후배 부탁도 있어 추천장을 써줬을 뿐 추천장을 받아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구 후보는 “추천장을 써준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는 모르지만,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내 출마를 도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18대 총선에선 문학진 당시 민주당 후보가 46.19%를, 이현재 한나라당 후보가 38.67%를 얻었다.
하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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