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
‘100분토론’ 출연한 조동원 새누리 홍보기획본부장
“저야 모르죠” 무책임 발언에 누리꾼들 “실망스럽다”
“저야 모르죠” 무책임 발언에 누리꾼들 “실망스럽다”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이 3일 문화방송 <100분토론>에 출연해 민간인 사찰 등과 관련해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해 “박근혜가 기르는 앵무새”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날 토론은 6개 정당을 대표해 나온 패널들이 각 당의 정책 등을 소개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이날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토론에서 “전 정부의 불법사찰 자료는 숨겨져 있다. 그래서 우리가 (참여정부에 대한) 특검을 얘기하는 것도 불법사찰을 근절하기 위해 사찰의 전모가 밝혀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총리를 했던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가 재직 시절 총리실의 불법사찰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참여정부도 불법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죠”라고 묻자 “저는 모르죠”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천 대변인이 “아니 아무런 증거도 없이 ‘있을 테니까 공개를 하라’, 이런 식의 논리는 물타기다.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느냐”고 거듭 캐묻자, 조 본부장은 ”저는 모르죠. 제가 자료를 습득하고 있는 게 없는데 저는 모르죠“라고 대꾸했다. 조 본부장은 이후에도 ‘모르겠지만 참여정부도 사찰을 했으니 자료를 내놔라’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에 “그렇게 말씀하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 본부장은 토론이 진행되는 내내 “제가 청와댑니까, 왜 저한테 그러십니까”라고 발언하는 등 정부 여당 대표로 토론 자리에 나온 의미를 전혀 모르는 듯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천호선 대변인이 “정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참여정부에서 진짜 사찰이 있었다고 칩시다. 그런데 청와대는 자신들의 불법사찰을…”이라고 가세하려 하자, 조 본부장이 중간에 말을 자르며 “제가 청와댑니까?”라고 말한 것이다. 토론을 지켜보던 시민 논객들은 이 발언에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조 본부장은 “지금 말씀하시는 게 청와대의 국정운영을 책임지셨던 분(천호선)이고, 뭐 어떻게 변호사(최재천)를 하셨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두 분은 정치를 너무나 잘 아시는 분들이 저한테 대고서 이렇게 두 분이 합세를 하시면 제가 뭘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뭘?”이라며 “지금 저를 보고 잘못했다 어쨌다 하시는 건 아니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뒤 조 본부장의 이런 토론 태도에 대해 문화방송 <100분 토론>시청자 게시판에 비난이 빗발쳤다. 게시판에는 “새누리당 관 짜러 나왔네 ” “어제처럼 실망스런 토론회 본 적 없다. 새누리당 패널과 정상적인 토론하려 노력한 다섯 패널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무식, 무성의의 극치를 본 것 같다.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재미있었다” “이런 여당을 믿고 살아왔다니….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난 결정했다. 조류의 세상에서 살지 않을 것임을…”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조 본부장의 토론 태도에 대해 “새누리 새 인물 조동원은 소속감도 없고 (토론회에) 처음 나와 잘 모르고, 오직 가진 거라곤 귀 막고 우기는 것밖에 없는 박근혜가 기르는 앵무새”라며 “지난 대선 때 누가 박근혜에게 대북문제를 물으니 그때 박근혜가 ‘왜 그런 걸 북에 묻지 나한테 묻느냐’고 했던 기억이 자꾸 나는 건 왜일까?”라고 꼬집었다.
트위터에서도 비난이 빗발쳤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백토’에 조동원씨를 내보낸건 참 교활하군요. 자신들의 과거 행적과 가장 무관한 사람, 진짜로 모르는 사람, 심판론 피하고 토론 자체를 피하려는 겁니다”라며 “최대한 정체를 감춤으로써 당선되겠다는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총선에 출마하거나 새누리당의 정책과 관련해 대표성이 있는 사람이 아닌 단순한 홍보기획본부장을 정책 토론에 내보낸 데 대해 비판인 셈이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 @wise****는 “백분 토론은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선거방송 토론의 일환이었다”며 “집권여당을 대표해 나온 조동원 본부장이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며 당의 입장을 잘 모른다 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인 알 권리조차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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