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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어준 “우리가 나꼼수 왜 했는데…김용민 끝까지 간다”

등록 2012-04-05 21:32수정 2012-04-06 08:59

김용민 ‘노인폄하’ 또 드러나
새누리당 “즉각 사퇴해야”
민주당, 막말파문 좌불안석
젊은층 투표 악영향 우려
민주통합당이 대형 악재를 만나 고심에 빠졌다. 서울 노원갑의 김용민 후보가 과거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한 막말들이 연일 새롭게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노인 폄하 발언’도 담겨 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사퇴하지 않을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와 함께 <나는 꼼수다>를 진행해온 김어준씨는 5일 “저들을 심판할 절호의 기회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날려먹을 위기를 초래했다는 자책감에 김용민이 많이 울었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간다. 사퇴하면, 나꼼수도 여기까지구나라며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올 수 있다. 우리가 이걸 왜 했는데”라고 말했다. 여기서 사퇴할 경우 젊은층의 전반적인 참여 위축으로 이어지며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민주당은 ‘김용민 파문’이 이번 총선에, 특히 초박빙 지역이 많은 수도권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김 후보가 사퇴할 경우 <나는 꼼수다>를 즐겨 듣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열기가 사그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나온 민주당 전략이 침묵이다. 후보 사퇴 여부는 김용민 후보에게 맡기고, 김 후보를 둘러싼 전선을 민주당과 야권 전체로 확대시키지는 않으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 부산에서 진행된 <나는 꼼수다> 녹음에는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참석했다.

김 후보는 전날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들의 성적인 학대 영상을 보고 말한 욕설과 막말에 대해 사과했지만 곧바로 다른 막말들이 추가로 공개됐다. 그는 2004~2005년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노인네들이 (시청 앞에 시위하러) 오지 못하도록 시청역 지하철 계단을 지하 4층부터 하나로 만들고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자”,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 “남한에 있는 주한미군을 다 생포해 인질로 삼고 48시간 내에 부시가 사퇴하지 않으면 (경기도) 연천 국도에서 3일에 한 명씩 보내면 지가 안 그만두고 어쩌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5일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이런 후보에게 전략공천을 주고 영입해 꽃가마를 태운 당이 어떤 당인지 국민이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여성 비례대표 후보들도 성명을 발표해 “여성 유권자들에게 모멸감을 안겼고, 자녀를 가진 어머니들에게는 큰 상처가 됐다. 과연 국회의원으로서 여성, 교육 정책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김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김 후보의 자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야권단일후보 지지 멘토단의 일원인 소설가 공지영씨는 트위터에 “인간 김용민에 애정이 있기에 무거운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터넷 방송인 시절의 김용민과 공직자가 되려는 김용민은 가려 봐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또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에는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했던 일부 보수언론이 김 후보에 대해서는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며 이를 ‘프레임 전쟁’으로 보는 누리꾼들도 있다. 과거 심한 막말로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현재 문제없이 방송을 잘하고 있다는 취지로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방송인 김구라씨의 동영상이 5일 트위터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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