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팔로워을 거느려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외수(66) 작가가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논란이 뜨겁다.
이 작가는 9일 오전 2시께 트위터(@oisoo)에 “제가 살고 있는 강원도 중에서도 낙후된 접경지역, 철원, 인제, 양구, 화천을 이끌어갈 새누리당 정치인 한기호(@nombo1) 후보를 응원합니다”라며 “추진력이 있습니다. 결단력이 있습니다. 호탕한 성품의 소유자입니다”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작가는 이어 “제가 새누리당 한기호 후보를 응원했다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군요. 개인적으로 몇 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라며 “그런데 저 분은 유명인을 등에 업고 인지도를 높이는 정치가로 인식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저를 멀리하고 있습니다. 괜찮다 싶어 추천합니다”라고 거듭 지지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트위터에는 이 작가의 새누리당 지역구 후보 지지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이 작가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멘토단을 지내고, 이번 선거에서 강남을에 출마한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등 줄곧 야당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거셌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외수 쌤 계정은 해킹당한 것 같음”(@ohjai***), “해킹 아님 반어법이신 듯한데. ㅋㅋ”(@QuelleE***)이라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sac2***은 “선생님 제가 잘못 읽고 있는 건지”라며 “왜 이분을 응원하시는지 도통 이유를 눈치 채지 못하겠습니다만 뭔가 복선이 있으신 건가요?”라고 물었다.
@soulcr***도 “이외수 선생이 한미 FTA 날치기를 강력 비난했는데 선거 앞둔 시점에서 FTA 찬성에 앞장섰던 의원을 지지한다. 이는 논리와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 아닌가요?”라고 캐물었다.
@sibelhom***은 “이외수의 새누리당 한기호 지지선언은 어차피 지역구에서 한 후보가 상당히 앞서가니까 밥숟가락 얹고 편승하려는 느낌도 살짝 든다”며 “외수옹 그게 아니라면 ‘진심이라’고 한마디만 해주시든지!!!”라고 실망감을 표했다.
@corea***는 “어떤 이유에서든 새누리당 인물들 응원 또는 추천 따위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취소하세요”라고 요구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이외수 작가는 “저도 소신이 있는 사람”이라고 멘션을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 작가는 “자기네 정당 후보 여러 명 추천해 드렸는데 그때는 가만히 계시다가 다른 정당 후보 딱 한 명 추천해 드리니까 불쾌감 드러내시는 분들. 저는 분명히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약이나 활동 검토한 다음 제 소신 대로 소개하겠다고 미리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또 “거부감에 대한 심경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지역구 후보입니다. 제게도 소신과 신념이 있습니다. 나중에라도 설명 드릴 기회가 있기를 빕니다”라며 “아무튼 저는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투표율을 올리는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저도 국민의 편입니다”라고 썼다.
이 작가의 새누리당 지역구 후보 지지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았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정권심판이라 해서 반 MB의 이름으로 무조건 야권후보를 찍으라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정권심판은 선거 전체의 기조일 뿐이고, 자기 지역구 후보의 인물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또 “오히려 나는 이외수씨가 새누리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에 이외수씨의 사고가 매우 유연하다고 느꼈다”며 “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정권 심판에 집중하자”고 덧붙였다.
트위터 이용자 @joshuakim4***은 “이외수 작가가 새누리당 후보 지지했다고 지금 난린데, 민주당 등 야권에선 충격적이겠지만 사실 민주선거를 생각하면 지극히 정상적 표현 아닐까요?”라고 썼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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