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재호 후보 캠프 관계자가 11일 언론에 공개한 문자 메시지
부산 부경대학교 한 학과의 학생회장이 학생들 동의없이 무단으로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한 뒤 누군가에 의해 투표용지가 폐기돼 이 학교 학생 최소 수십 명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부경대 한 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김아무개(30)씨는 지난 9일 오후 4시 52분께 학과 학생회장으로부터 황당한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 문자에는 “학교 내에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위해 학생회장인 제가 임의로 여러분 명의로 부재자 신고를 했다. 그래서 지난 1일 학과사무실로 투표용지가 왔지만 학과사무실에서 이를 폐기해버려 이번 총선을 치를 수 없게 됐다.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씨는 이 문자를 받고도 투표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11일 오전 집 근처의 투표소를 찾았지만 선관위 관계자는 김씨에게 투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부재자 투표의 경우 투표를 제때 하지 못한 유권자도 부재자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 신분증을 제시하면 정상적인 투표가 가능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투표용지가 통째로 사라진 경우라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가 불가능하다.
투표를 못하게 된 김씨는 이 사실을 민주통합당 쪽과 부산 선관위에 제보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학교 학생들의 투표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벌인 범행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부산 선관위는 “피해 학생들은 억울하겠지만 이번 투표에서 투표권을 구제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사태를 파악한 뒤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거나 고발할 예정이다. 공직선거법 247조는 “거짓으로 부재자 신고를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또 같은 법 244조는 “투표용지를 은닉·훼손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일으킨 학과의 학생회장은 현재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 쪽이 11일 오전 불법으로 지지 호소 문자를 보낸 사실이 적발돼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발송된 문자에는 “종로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애국심으로 꼭 투표해주십시오. 기호1 홍사덕”으로 돼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독려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지만 특정 후보의 기호를 적시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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