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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벽’ 못 넘었지만…김부겸·이정현 ‘용기있는 도전’

등록 2012-04-12 00:03

대구 수성갑·광주 서을 출마 조용한 바람 일으켜
인물론으로 승부 걸었지만 지역벽에 결국 좌절
여야의 ‘아성’으로 꼽히는 대구와 광주에서 인물론으로 그 성벽을 넘어서고자 했던 실험이 ‘턱밑’에서 실패할 것인가. 11일 오후 6시 공개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는 지역주의 벽이 크게 흔들리긴 했지만 아직은 공고하게 버티고 있음을 보여줬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던진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도 두꺼운 지역주의의 벽을 뚫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에서는 1988년 13대 총선 이후 24년 동안 국민당·자민련 등 보수 성향 정당이 아닌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다만 김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6%포인트 차’까지 새누리당 후보한테 다가섰다는 점은, 대구에서 지역주의 벽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김부겸을 찍으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게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를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정아무개(53·수성구 범어동)씨는 “새누리당 후보보다는 박근혜를 보고 표를 찍었다”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정외과)는 “대구에서도 지역발전을 위해 야당 의원이 꼭 필요하다는 김 후보의 캐치프레이즈가 여론 주도층과 청년들한테 설득력을 얻었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대세론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지난 2월1일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선거캠프를 차린 뒤, 엠비(MB) 정권 심판 같은 정치적 구호를 내걸기보다는 “대구에 야당 의원이 1명이라도 있어야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태하지 않고, 지역 발전도 앞당길 수 있다”고 호소하며 선거구를 누볐다. 후반전엔 시민들이 먼저 악수를 청하는 등 지지세가 확산되는 양상도 감지됐지만, 역전에 이르지는 못했다.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던 광주서을의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도 지역주의의 벽에 막힌 것으로 분석됐다.

이 후보는 40%대까지 지지율을 올리며, 광주에서 1985년 12대 총선 이후 27년 만에 새누리당 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하게 했다. 그는 선거운동 내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정당론 대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다. 18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면서도 지역 예산을 따내고 주민 민원을 챙기는 데 힘썼다며 일꾼론으로 민심을 녹였다. 여당인데도 5·18기념재단 광주인권상 심사위원, 5·18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 등으로 ‘5월 문제’ 해결에도 공을 들였다.

하지만 여론조사 1위라는 점이 오히려 부동층 유권자의 견제심리를 자극해, 야권연대 단일후보인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한테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적장(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의 심복’을 뽑아 대선가도에 교두보를 만들어줄 수 없지 않으냐는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민정당·한나라당의 맥을 잇는 새누리당 후보를 광주에서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다’는 정서도 여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노란 일색 땅에 새싹 하나 틔워달라고 호소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앞으로도 광주의 유권자 혁명과 정치경쟁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불모지에 몸을 던진 그의 도전은 ‘엠비 심판과 정권교체 바람’ 속에 실패로 끝났지만 유권자들한테 뚜렷한 인상을 남겼다. 17대 때 불과 1%대 득표에 그쳤던 그가 8년 만에 지지율을 40%대로 끌어올린 것이 이를 증명한다.

광주 대구/안관옥 구대선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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