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장(오른쪽 둘째)이 11일 저녁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비대위원들과 함께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며 손뼉을 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11 총선] 여당 가벼운 발걸음
박근혜, 여권 유일한 대선주자 지위 챙겨
지지층 한계 노출…정책보강에 힘실을듯
박근혜, 여권 유일한 대선주자 지위 챙겨
지지층 한계 노출…정책보강에 힘실을듯
4·11 국회의원 선거는 박근혜 위원장이 이끈 새누리당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이명박에서 박근혜로의 변화’를 내세워 유권자들을 집요하게 설득한 박근혜 위원장의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현 집권세력은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총선에서 100석 미만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었다.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해, ‘부도덕하면서 무능력하기까지 한 정권’으로 판명이 났기 때문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방송 장악, 측근 비리, ‘고소영 인사’에서 드러났듯이 4년 동안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도 국민들의 화를 돋우었다.
그러나 여당에는 박근혜라는 ‘회심의 카드’가 있었다. 박근혜 위원장은 김종인·이상돈·이준석 등 파격적인 인물들을 끌어들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나는 이명박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정강정책을 ‘국민과의 약속’으로 바꾸고 경제민주화를 다짐했다.
유권자들이 박근혜 위원장의 이런 정치적 메시지를 수용한 이유는 그동안 박근혜 위원장이 쌓아온 ‘원칙과 신뢰’의 이미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에서 ‘박근혜’로의 권력교체를 일종의 정권교체로 읽어준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집권여당의 일원이면서도 세종시 문제 등 몇 차례 결정적인 순간에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를 유지했다.
총선 이후 정국은 어떻게 될까? 새누리당은 차분하게 대선 체제를 갖춰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현 집권세력의 유일 대선주자라는 지위를 부수입으로 챙겼다. 그러나 서울·경기 참패에서 드러났듯이 지지계층 확대에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대선가도가 순탄치만은 않게 된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의 한계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 보강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당장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친박근혜 성향의 인물이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총선 이후에도 박근혜 유일체제가 이어지는 셈이다.
국민들이 만들어준 의회권력 교체의 호기를 놓친 야권은 할 말이 없게 됐다. 야권의 패배는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총선 과정에서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전략 부재, 역량 부재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공천 파동을 비롯해 총선국면 내내 허둥대기만 했다. 당장 당 안팎에서 지도부 사퇴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진보당도 의미있는 의석을 확보했지만 총선 이후 지도체제를 정비해야 하는 난제에 봉착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의 연대 경험을 바탕으로 연말 대선을 겨냥한 연립정부안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근혜라는 절대강자를 넘어설 대선주자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등 대선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불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5월30일 임기가 시작되는 19대 국회 원구성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관심이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장을 국회의원들이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국회의장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지루한 싸움이 예상된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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