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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새누리 울산 싹쓸이…사라진 ‘진보 거점’

등록 2012-04-12 01:42수정 2012-04-13 09:57

북구 김창현, 박대동에게 패배
농촌·중산층 밀집지 득표 한계
울산의 대표적인 진보정치 터전인 북구에서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가 새누리당 박대동 후보에게 패함으로써 조승수 의원(통합진보당)이 지켜온 울산의 진보 의석 하나가 사라지고 말았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북구를 포함한 울산의 6개 선거구 모두를 석권했다.

울산 북구는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들이 모여 있어 상대적으로 노동계 중심의 진보 성향 강세지역으로 꼽혀 온 곳이다. 이전까지 재선거를 포함한 5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 후보가 각각 세번과 두번 당선의 영예를 나눠가졌다. 특히 최근 2009년 4월 재선거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조승수 의원과 윤종오 구청장(통합진보당) 등 진보 후보가 연승해 그 여파가 김 후보에게까지 이어질지 관심거리였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는 박 후보와 1대1로 맞붙어 선거기간 내내 오차범위 안의 지지율로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다. 개표 결과를 보면, 김 후보는 현대차 공장 주변의 양정·염포·송정동에선 박 후보에게 앞섰으나 기존 농촌의 자연마을과 노동자 및 신흥중산층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함께 있는 농소1·2·3동에서 박 후보에게 뒤져 3600여표(4.8%포인트) 차이를 끝내 넘지 못했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두번 국회의원에 당선된 조승수 의원이 후보 3~4명의 다자구도 속에서 비교적 지역별로 고른 지지를 얻은 데 비해 김 후보는 1대1 맞대결 속에서 보수표의 결집을 넘어설 만큼 노동자 및 가족들의 표를 끌어모으는 데 실패했다.

동구청장 출신의 김 후보는 애초 2009년 재선거 때 지역구를 북구로 옮겨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하려다 당시 진보신당 후보였던 조 의원에게 야권 단일후보를 양보한 뒤 이번에 조 의원이 지역구를 남구갑으로 옮기면서 어렵잖게 이곳에서 당 공천과 야권후보 단일화도 이뤄냈다.

그는 그동안 소외계층을 위한 한글교실과 밥터 등을 운영하며 꾸준히 지역 기반을 닦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등과 잇단 정책협약을 맺어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여러 노동공약도 내놓았으나 폭넓은 공감대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선거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에 반대하는 노동계 내부 기류도 적잖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 후보 쪽은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두차례나 방문해 지원유세를 펴는 등 중앙당과 시당, 지역 전체 후보들이 총력전을 펼치며 막판까지 보수표 결집에 주력했던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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