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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당 색깔공세 수동적 대응
보수 결집 빌미 준 것 아쉬워”

등록 2012-04-12 19:19수정 2012-04-12 22:32

‘170표차 승리’ 통합진보당 심상정
“야권내부 개혁의지 부족
국민들 철저한 혁신 요구”
진보진영 대표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인 통합진보당 심상정(53·경기 고양덕양갑) 당선자는 4·11 총선에 출마한 전국 902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위태로운 개표를 지켜봤다. 개표 뒤 검표까지 진행한 뒤에야 170표 차이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심 의원은 12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야권연대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무거운 목소리로 “야권이 비전의 연대, 책임과 의지의 연대로까지 나가지 못했다”며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나이브’하게 대응했다”고 진단했다.

-당선 소감은? 통합진보당 총선 결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지역구가 ‘진보’라는 단어를 낯설어하는 곳인데, 그래도 이 지역에서 통해야 대한민국에서 통할 수 있지 않으냐는 각오로 임했다. 고민 끝에 저를 품어주신 유권자들께 감사드린다. 당이 얻은 13석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선명한 진보야당의 필요성을 인정해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야권연대가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원인이 뭐라고 보나?

“많은 국민들의 확고한 정권심판 의지가 있었는데,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국민들께 너무나 송구스럽다.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권 4년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과 분노는 매우 컸지만, 야권이 과연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민생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 대한민국을 어느 방향으로 안내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확신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한 한계가 컸다고 생각한다.”

-파트너였던 민주당의 총선 전략 등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지?

“어느 한쪽의 잘못을 이야기할 수 없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민주통합당이나 저희 통합진보당 모두 과감한 내부 개혁의지를 보여주는 데 소홀했다. 선거 과정에서 보수가 결집할 수 있는 여러 빌미를 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제주 해군기지 반대 등 통합진보당의 강경한 입장이 선거에 부담을 준다는 시각이 있는데?

“강경한 주장이냐 아니냐 문제가 아니다. 서민들의 삶과 관련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못한 (야권의) 자세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다.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아주 ‘나이브’하게 대응한 게 오히려 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에프티에이 등 현안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 동시에 이를 풀어갈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좀더 구체화해서 국민들과 대화하는 자세가 더 절실하다.”

-내용이 아니라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한 대응방식이 문제였다는 것인가?

“예를 들어, 에프티에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로드맵이 아니라, 폐기냐 아니냐는 이분법으로 접근한 새누리당의 색깔공세에 말려든 측면이 있다고 본다. ‘무원칙, 말바꾸기’라는 저쪽의 공세에 나이브하게 있다가 당했다. 에프티에이는 민생과 함께 가기 어렵다는 정치적 견해를 분명히 하고, ‘재협상을 제기하고 안 될 경우 그 뒤엔 어떻게 하겠다’, 또 ‘국민들의 판단을 어떤 식으로 구하겠다’ 등 세부적인 방법을 책임있게 제시하는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

-12월 대선을 앞둔 야권연대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국민들은 새누리당 정권이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번 총선을 통해 야권에 철저한 자기 혁신과 민생개혁 의지를 보여달라고 경고했다고 본다. 대선 연대 고민에 앞서 야권이 쇄신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당 차원에서도 5월 말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냉정한 평가와 전망이 나올 것으로 본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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