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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보수-진보 의석차 17석이지만 득표차 ‘2%p’ 불과

등록 2012-04-12 20:35수정 2012-04-12 23:10

19대 총선에서 확인된 진보-보수의 표가름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9대 총선에서 확인된 진보-보수의 표가름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굳어진 박근혜 ‘대세’…야권, 정당득표율 49%에 기대
야당, 충청·강원 여권에 내줘 힘겨운 싸움 예상
“대세론 더 탄력” “직접 관계 없다” 평가 엇갈려
올 연말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진 4·11 총선 결과가 대선에도 그대로 이어질까.

여야의 당선 지역을 각 정당 상징색으로 표시한 지도를 보면 수도권과 호남·충청 등 일부 지역을 뺀 온 나라가 붉은 단풍색이어서 야권 지지자들은 절망할 법하다. 하지만 아직은 모른다.

산술적인 면에서 보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접전지역 10여곳에서 승리하면서 152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수를 확보했다. 자유선진당 5석을 합치면 보수진영 의석이 157석으로, 진보진영 민주통합당(127석)과 통합진보당(13석)을 합친 의석 140석보다 17석이 많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을 결정하는 정당득표율은 다르다. 민주통합당(36.45%)과 통합진보당(10.3%)의 정당득표율 합은 46.75%로 새누리당의 42.8%에 비해 4%포인트쯤 많다.

범위를 넓혀 범보수 계열 정당의 합계와 범개혁·진보 정당의 합계(표 참조)를 보면 50.87% 대 49.13%로 그 격차가 2%포인트 이내이다. 여야 각 후보들이 지역에서 얻은 표의 총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야권이 충청과 강원 등 ‘중원’의 상당 부분을 여권에 떼어내준 부분은 야권의 대선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민정당이 3당합당을 통해 영남과 충청을 차지한 뒤 총선과 대선에서 연승한 1992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서울에서 이기고 호남에서 압승했지만 역부족을 드러냈다. 이후 김대중 정권은 디제이피 연대를, 노무현 정권은 충청권 수도이전 공약을 통해 충청 민심을 확보한 뒤에야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총선은 대선 고지를 향한 야권에 ‘중원 민심 확보’라는 과제를 남긴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이 더욱 굳어진 점은 분명하지만 1997년과 2002년 대선 결과를 보면 대세론이 꼭 승리로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총선과 대선 사이의 8개월이라는 시간은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고려할 때 짧지 않다. <한겨레> 정치전문가 패널에 참여중인 복수의 인사들은 총선 직전 조사에서 “야권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예를 들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이벤트 효과에 힘입어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총선과 대선은 성격이 다르다. 대선에선 후보 경쟁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총선은 집권세력을 평가하는 회귀적 투표 성향이 강한 반면, 대선은 미래를 향한 전망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

이번 총선 결과가 올 연말 대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이번 총선 승리로 박근혜 대세론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총선 결과와 시기적으로 가까운 대선 결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야당이 다수당이 됐을 경우 짧은 기간 동안 다수당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므로 (다수당이 되지 않은 점이) 대선에서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보협 길윤형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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