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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단일화 합의, 순항이냐 난항이냐

등록 2012-11-09 19:56수정 2012-11-10 06:26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6일 저녁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를 하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6일 저녁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를 하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다음주 중반쯤 공동선언 나올 듯
승부보다 담판 합의 가능성 주목

다음주의 질문

18대 대선의 최대 관심사인 야권단일화 논의가 공식 발걸음을 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6일 직접 만난 데 이어 8일에는 ‘새정치 공동선언’을 작성하기 위한 양 진영의 실무대표자들이 협의를 시작했다.

두 후보 회동에서 단일화를 후보 등록(25~26일) 전까지 하기로 합의했지만, 단일화 방법에 관한 협상을 언제부터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동선언문을 작성한 뒤에 룰 협의를 한다는 순서만 나와 있을 뿐이다. 새정치 공동선언의 내용에 관해서는 양쪽의 견해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순수하게 내용만 논의한다면 하루이틀 안에 끝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주 초에는 룰 협상에 들어갈 수도 있다.

문 후보 쪽은 단일화 논의를 지금 시작해도 결코 이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협상을 보면, 양쪽은 11월9일부터 본격적인 룰 협상을 시작해서 18일에야 단일화 방식을 완전 타결했다. 협상에만 열흘 정도 시간이 걸렸다. 특히 문 후보 쪽은 노-정 단일화 때와 달리 이번에는 단순 여론조사만이 아니라 배심원단이나 경선 선거인단 투표 등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심원단 모집 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룰 협상이 다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 후보 쪽은 단일화 협상을 가능한 한 늦추려는 태도를 보여왔다. 지금도 그렇다. 문-안 회동을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제안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책공약 발표(11일) 전까지는 단일화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회동 뒤에도 공동선언문 작성과 룰 미팅을 동시에 하자는 문 후보 쪽과 달리, 안 후보 쪽은 후보간 합의문대로 선후 순서를 지켜야 한다는 태도다. 단일화 논의틀 안으로 안 후보 쪽이 발을 들여놓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공동선언 작성이라는 중간 과정을 만들어 단일화 협상에 당장 나서지 않아도 될 시간을 번 셈이다. 실제로 협상이 늦어질수록 단일화 방법은 단순 여론조사나 담판에 의한 합의밖에 남지 않기에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는 안 후보 쪽에 유리하다.

따라서 새정치 공동선언은 양쪽의 전략과 입장을 절충하고 조정해야 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늦어지기는 어렵다. 일정상 이유도 있지만, 오래 끌면 국민들의 단일화 피로도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략 다음주 중반까지는 공동선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면 단일화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역시 핵심이다. 빠듯한 일정과 안 후보 쪽의 반대를 고려하면 선거인단을 대규모로 모으는 경선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남는 것은 여론조사와 담판에 의한 합의 방식이다. 2002년에는 여론조사만으로 결정했지만, 설문 내용이나 조사 시점 등 설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여론조사의 한계 등으로 인해 이번에도 2002년 모델을 답습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양 캠프도 여론조사 방식으로 되더라도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후보간 담판에 의한 합의 방식은 안 후보의 출마 선언 이후 현실적인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6일의 문-안 회동 이후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듯이 단일화도 감동을 자아내는 방식으로 두 사람이 할 수 있겠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단일화 효과 면에서도 여론조사 방식보다는 합의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2002년 노-정 단일화는 양쪽 진영의 성향이 달라서 객관적인 승패가 불가피했지만, 인물이나 정책 유사성이 높은 2012년 문-안 단일화는 승부보다는 결단 형식으로 이뤄졌을 때 더 감동적이고 이탈자가 적을 가능성이 높다.

김종철 정치부 기자<A href="mailto:phillkim@hani.co.kr">phillkim@hani.co.kr</A>
김종철 정치부 기자phillkim@hani.co.kr
그러나 담판은 한쪽의 양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것이 성사되려면 후보들의 자율성이 높아야 한다. 문 후보는 당과 조직의 논리, 안 후보는 자신에 대한 지지자들의 열망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에 앞서 두 후보간 신뢰가 굳게 형성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공동선언 발표 때 있을 두 사람의 회동에서 관심있게 봐야 할 대목이다.

여론조사 플러스 알파가 됐든 담판이 됐든 양쪽의 세력 결합이 얼마나 순조롭게 이뤄지느냐가 단일화 성공의 열쇠다. 문 후보 쪽은 안 후보 지지자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안 후보 쪽은 민주당에 대한 깊은 존중을 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두 후보가 합의한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연대’가 성공하기 어렵다.

김종철 정치부 기자phillkim@hani.co.kr

[관련 영상] '문-안 동맹' 후보간 핫라인 뚫어라 [김뉴타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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