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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십알단’ 리더 윤 목사 녹취록 들어보니…

등록 2012-12-16 22:59수정 2012-12-17 16:24

윤정훈 목사
윤정훈 목사
윤 목사 “날 돕는 분이 국정원서 박근혜 도우라고 했다 말해”
윤씨, 관련 내용 일부 부인했지만
박 후보와 연관 의혹 가시지 않아
새누리쪽이 임대료 낸 이유 밝혀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돕기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윤정훈 목사가 박 후보 수석보좌관의 부탁을 받고 일을 돕기로 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16일 공개되면서 박 후보 쪽과의 연관성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윤 목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내용을 일부 부인하거나 해명했지만 박 후보, 새누리당과의 연관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

■ 윤 목사, 박 후보 쪽 부탁받았나?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를 통해 공개된 윤 목사의 녹취록을 보면, 윤 목사와 박 후보 쪽의 연관성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윤 목사가 “박근혜 후보 수석보좌관도 (나랑)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하고, (그가)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준다고 했다”는 대목이다. 윤 목사는 또 “박 후보의 보좌관과 긴밀하게 연락을 하고 있다. 다음주에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이 사무실에) 오고, 그다음 (박) 후보가 오는 거지. 그래서 사무실을 여의도로 옮긴 것”이라고도 말한다.

윤 목사는 이날 해명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언급한 ‘수석보좌관’은 최근 유세 과정에서 세상을 떠난 이춘상 보좌관이라고 말해, 이 보좌관이 자신을 찾아온 사실을 시인했다. 새누리당은 윤 목사와의 연관성을 애써 부인하고 있지만 윤 목사가 박 후보 핵심 측근과 선이 닿아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윤 목사는 이 보좌관을 만난 경위에 대해 “이 보좌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담당하다 보니, 보수 쪽 ‘파워트위터 이용자’인 저와 만났다. 그 이후엔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또 “제가 에스엔에스 활동을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시스템과 전략이 있다면, 두 분(박근혜 후보와 김무성 본부장)이 오셔서 보시고 활용하는 게 좋지 않으냐’는 지인의 이야기를 전달한 것뿐, (박 후보나 김 본부장이) 한 번도 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목사는 이 보좌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부탁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 여의도 사무실 비용 출처 의혹 윤 목사는 여의도 사무실을 마련한 경위에 대해 “여의도에 41평 오피스텔을 얻었다. 내가 돈이 어디 있느냐. 나를 지원하는 분이 국정원과 연결돼 있다. 국정원에서 박근혜를 도우라고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목사의 말대로라면, ‘자신을 돕는 지인’이 국정원 지시에 따라 윤 목사에게 사무실을 마련해주고 박 후보 지원 활동도 도왔다는 식이 된다.

윤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제 사무실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내준 권아무개씨가 <국정일보>와 <국정방송> 총재라길래 국정원 직원으로 잘못 알았다”고 말했다. ‘<국정일보> 총재라고 해서 국정원 직원으로 알았다’는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다만 윤 목사가 지인에게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은 앞서 대변인 논평을 통해 사무실은 이번에 윤 목사와 함께 선관위에 고발된 권아무개 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장과 김아무개 국정홍보대책부위원장이 각각 1800만원과 200만원을 내 마련했고, 윤 목사는 사무실에 비치하는 컴퓨터 등 집기류 2000만원어치를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이 낸 임대료가 개인돈인지, 권 위원장이 왜 윤 목사의 사무실 비용을 냈는지는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대목이다.

성연철 김외현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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