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진씨
보통사람들의 투표 메시지
“청년취업·복지 실천하는 후보 뽑을 것”
취업준비생 손용진씨
대학 입학 직후부터 등록금 마련하느라 공장에 다녔습니다. 월 70만~80만원을 벌었습니다. 졸업 뒤엔 취업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월 90만원을 받았습니다.
제 손으로 등록금을 마련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허탈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입사시험 면접관이 “졸업하고 뭐 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홀로 서 보겠다고 노력했는데, ‘스펙도 쌓지 않고 게으르게 대학생활을 한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했다는 느낌에 좌절감이 컸습니다.
지난 5년간 정부에선 공기업 선진화를 한다며 청년인턴 채용을 늘렸습니다. 그런데 그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일이었습니다. 안정적 일자리가 없어 취직을 못하는 건데,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인 인턴사원을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중소기업이 제공하는 일자리가 80%가 넘는다는데, 진짜 청년 취업을 고민한다면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중소기업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실효성 있는 청년실업 대책을 내놓고 복지를 강조하는 후보를 뽑고 싶습니다. 투표는 비용을 가장 적게 들이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귀찮은 거 잠깐 참고, 투표하세요.
“살인적 등록금 불만, 투표로 말할 때”
대학생 오지현씨
저는 올해 3월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공부하는 일에 이제야 익숙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낯선 게 있습니다. 비싼 등록금입니다. 올해 초 4년제 사립대 등록금 고지서를 처음 받아들고 입이 쩍 벌어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대학생들에게, 그리고 대학생을 둔 부모님들에게 반값등록금은 중요한 화두입니다. 현재 삶의 많은 부분을 결정짓는 요인입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제가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입니다.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 때 20대 투표율이 50%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20대 투표율이 떨어지면 ‘반값등록금 실현’을 외치는 우리의 힘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을 위해, 그리고 ‘아르바이트 전단지’를 뒤적이는 우리 친구들을 위해, 살인적인 등록금에 대한 불만을 투표로 말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이제 막 2학기 기말시험을 끝냈습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겨울방학을 맞기 전에 투표장에 갑니다.
“세 살배기 딸 보며 후회없는 선택할 것”
맞벌이 주부 김보영씨
세살배기 딸이 있어요. 매달 정부 지원금 34만7000원을 받아 어린이집에 보냅니다. 그렇지만 정부에 아쉬운 게 많아요.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친정엄마가 손녀를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와요. 이제 5개월 된 둘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기엔 너무 어려서 돌봄 아주머니를 불러 도움을 받지요. 두 아이를 건사하느라 정신없는 저는 회사 안에 어린이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랑 함께 출퇴근하면 떼어놓는다는 생각도 덜할 거고요. 지금은 대기업 몇 군데에만 탁아소가 있어요. 이번 대통령은 아이와 엄마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진짜 보육정책을 폈으면 좋겠어요.
대통령 선거 한번 치르는 데 들어가는 돈이 1000억원이 넘는대요. 한 표 행사하는 게 은근히 ‘비싼 권리’인 거죠. 대선 후보들의 보육정책을 잘 살펴보고 각자 후회 없는 선택을 하자고요.
“거리농성 4년…해고노동자 위해 한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김정욱씨
저는 다니던 일터에서 해고된 뒤 4년 넘게 거리에서 농성했습니다. 일할 때는 몰랐지만 해고를 당하고 나서야 아프게 깨닫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노동자를 쓰다 버리는 부품처럼 취급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의 위험과 해고 뒤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옆 천막농성장에서 맞이합니다. 얼마 전 중구청에서 천막을 철거한다고 통지한 사실을 알고 계시죠? 저희도 빨리 해고 문제가 해결돼 집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해고된 노동자들을 위해, 지금도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모든 노동자들을 위해 투표할 것입니다. 우리의 한 표가 세상의 아픈 사람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함께 투표합시다.
“장애인의 꿈 도와줄 후보 뽑아야죠”
지체장애인 정은주씨
저는 몸이 불편합니다. 휠체어에 의지해 세상을 만납니다. 이번 선거에서 그 세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똑같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장애인등급제부터 폐지해야 합니다. 활동능력에 따라 사람에게 등급을 매겨 낙인을 찍는 장애인등급제는 그 자체로 비인간적입니다. 또 장애인 부양의무제도 폐지돼야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가정에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닌데,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책임을 가족에게만 떠넘기고 분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교육과 이동권 문제도 개선되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의 삶에 관심을 갖고 이런 세상을 만들어줄 후보에게 저는 투표할 것입니다. 제가 꿈꾸는 사회를 만들어줄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저는 오늘 휠체어를 타고 투표장으로 나갈 것입니다.
“시장 상인도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과일가게 사장 안영현씨
다들 옛날에 비해 잘살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몇몇 사람 빼곤 대부분 가난한 것 같습니다. 저는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했습니다. 올해 시장 근처에 대형마트가 들어섰습니다.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고 확실히 예전보단 어렵습니다. 시장상품권도 만들고 택배서비스도 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버겁습니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로 혜택이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어른과 어린이가 컴퓨터 게임을 해도 어른이 조금씩 양보하지 않나요? 같이 잘살자고요. 시장 상인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투표합니다. 옆집 가게 사장은 “찍어봤자 그놈이 그놈 아니냐”고 하는데요. 저는 “그 사람이 그 사람은 아니다”라고 생각해요. 내가 권리를 행사하면, 느리겠지만 조금씩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요.
“농민들과 소통하는 대통령 나왔으면”
두물머리 농민 서규섭씨
경기도 양평에서 농사짓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땅을 빼앗기게 생겨 3년 넘게 정부와 싸워온 사람입니다. 멀쩡히 농사짓던 땅에 자전거도로를 놓겠다니 황당하고 황망했지요.
그런데 지나고 나니 그것보다 더 답답한 게 소통이 안 됐던 거였어요. 제발 아래로, 위로, 옆으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건 기대만 해서 될 게 아니라 투표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네요. 여러분도 포기하지 말고 적합한 지도자를 뽑는 데 권리를 행사해 보세요. 꼭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더라도 최악이 아닌 순서대로 고르면 되지 않을까요.
농사짓는 저는 지역과 소통하는 정치인이 나오길 바라고 투표할 겁니다. 소통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관련 영상] 18대 대통령, 2030 세대가 결정한다(한겨레캐스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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