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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중산층 70% 재건’ 가계빚 해결이 우선 과제

등록 2012-12-20 00:47수정 2012-12-20 11:18

부채 감면·저금리 대출 전환 약속
4대 질환 진료비 100% 국가보장도
재원마련·도덕적 해이 문제 풀어야
398쪽에 이르는 박근혜 당선인 공약집의 표제는 “중산층 70% 재건 프로젝트”다. 박 당선인도 대선 투표 전에 한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 다시 한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너진 중산층의 복원”을 다음 정부 제1의 목표, 가장 우선순위의 정책으로 거듭 꼽아왔다.

박 당선인은 60%대 초반 수준인 중산층 복원의 첫번째 과제로 가계부채의 부분적 탕감을 약속했다. 18조원의 국민행복기금을 설치해 322만명의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의 부채를 최대 70%까지 감면해주겠다는 것이다. 또 연리 20% 이상 고금리 대출자에 대해서는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해줄 계획이다. 이는 가계 부채 부담을 낮춰 소비 여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박 당선인의 대표 의료복지 공약인 ‘4대 중증질환(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병) 진료비의 100% 국가 보장’도 역시 가계의 의료비 지출 부담을 덜어 가처분소득을 늘려주겠다는 취지다. 이 공약이 차질 없이 시행될 경우 다음 정부의 임기 말 4대 중증질환 환자는 ‘의료비 폭탄’에서 해방된다. 노인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령연금 2배 인상 계획과 맞물려, 노인 복지는 앞으로 한층 나아질 전망이다.

가계의 육아 및 교육비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고교 무상교육 실시와 함께, 0~5살 영유아 무상보육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학 등록금도 소득 계층별로 장학금을 차등 지급해 평균적으로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셋째 아이를 출산하면 대학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줄 방침이다.

가계소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의 증가도 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박 당선인은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 정년 60살 연장,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약속했다. 그는 이러한 소득 증가와 지출 부담 감소 등을 통해 “중산층이 서민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아내고, 서민들이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를 많이 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부채 탕감은 도덕적 해이와 국가의 재정 부담, 농어가 부채 등과의 형평성 논란 등 여러 우려를 낳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가계의 소득 증대와 관련한 공약도 이행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진다. 정책적 목표의 출발점인 ‘중산층’의 개념이 모호한 것도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류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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