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표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시민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자원봉사자와 포옹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선대위 시민캠프 해단식
“국민의 꿈 좌절된 것 아냐
시민사회 계속 노력해달라”
“국민의 꿈 좌절된 것 아냐
시민사회 계속 노력해달라”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21일 시민사회 인사들로 구성된 선대위 시민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정권교체는 실패했지만, 새정치를 염원했던 국민의 꿈이 좌절된 것은 아니다. 5년 뒤에는 제대로 된 정권교체,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후보는 먼저 “지지해주신 1500만명에 가까운 국민께 죄송스럽고 역사 앞에 큰 죄를 지었다. 제가 부족했고 송구하다”고 대선 패배를 사과한 뒤, 이렇게 말했다. 자신을 지지해준 1468만여 유권자의 좌절과 상실감을 달래고 새정치와 정권교체의 불씨를 살려가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민주당 힘만 갖고는 새정치를 제대로 하기 어렵고 정권교체도 어렵다는 게 이번 선거과정에서 다같이 확인하고 절실히 느낀 바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캠프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 세력에서 새정치를 향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계속해주셔야 한다. 민주당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고, 민주당이 머뭇거리거나 하면 이끌고 견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야권의 활로를 기존 민주당 틀을 넘는 통합과 쇄신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전 후보는 “제가 정권교체를 이뤄보겠다는 꿈은 더 새롭고 좋은 분에게 넘겨야겠지만 새정치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 그리고 민주당을 보다 더 큰 국민정당으로 만들어가는 점만큼은 저도 할 여지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사실 나는 그동안 크게 내던진 것도 없다. 잠시 포기했던 것은 내 개인적인 자유였을 뿐인데, 그 자유도 더 큰 가치를 위해 내던졌던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늘 함께하겠다”고 했다.
그는 캠프 자원봉사자들의 아쉬움이 이어지자, 해단식 마무리 직전 다시 마이크를 잡고 “역사는 늘 똑바로 가지 않는다. 지그재그로 가고 때로는 잠시 거꾸로 가기도 하지만, 크고 길게 보면 늘 발전해 간다”고 거듭 격려했다.
그는 해단식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의 서울 동교동 자택을 찾았다. 그는 “호남에서 깜짝 놀랄 정도의 지지를 해주셨는데 제가 뜻을 이루지 못해서 호남분들이 상실감이랄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희호씨는 “수고 많으셨다. 우리도 몇 번을 떨어지고…”라고 위로해, 잔잔한 웃음이 흐르기도 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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