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북 실무접촉 내용 폭로에 정부는 반박…감정싸움 격화

등록 2013-06-13 20:15수정 2013-06-13 22:35

“남, 개성공단 정상화 등 표현 회피
김양건 이름 합의문 초안 넣으려해”
당 중앙위 비서 단장 나간적 없어”

남 “1994년 김용순 나와” 반박
경색국면 당분간 이어질 듯
북한이 13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지난 9~10일 실무접촉의 세세한 내용을 공개하며 회담 파탄의 책임이 남한 정부에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동시에 “당국회담에 털끝만큼의 미련도 없다”고 강조해, 당분간 남북 대화에 임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통일부도 이날 북한의 주장에 대해 입장자료를 내어 반박하는 등 남북간의 감정싸움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가 13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대변인 담화를 보면, 이번 사태를 보는 북한의 시각이 잘 나타나 있다. 북한은 “남쪽이 통일부 장관을 내보낼 것이라고 확약했음에도 회담 개최 직전에 수석대표를 아래급(통일부 차관)으로 바꿔 내놓아” 회담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수석대표의 격(급)에 대해선 “지금까지 당 중앙위원회 비서(현직 김양건)가 공식 당국 대화에 단장으로 나간 적은 한번도 없다”며 남한이 ‘관례’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그와 함께 북한은 △정부가 실무접촉 합의문 초안에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명기하려 했고 △합의문 초안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또는 ‘정상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려 했으며 △실무접촉 때 회의가 16시간으로 길어지며 9번이나 중단과 속개를 반복한 것은 (청와대의 훈령을 받으려는) 남한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통상 비공개 접촉의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도 공개하지 않는 외교적 관례를 깬 것이다. 북한은 또 우리 정부가 “협의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하면서도 회담 일정을 1박2일로 축소”했으며, 그 때문에 “회담 일정을 회의장에 국한시켜 누구도 만날 수 없게 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상대와 대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대표단 파견을 중단했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북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이 통일부 장관보다 높다는 주장에 대해 “형식적 직함을 갖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업무를 관장하는지를 두고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당 비서가 대화마당에 나온 적이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선 1994년 김영삼-김일성 정상회담을 위한 예비접촉 때 김용순 당 비서가 이홍구 통일 부총리의 상대로 나온 적이 있다고 바로잡았다.

앞서 북한은 2011년 6월1일에도 당시 추진된 남북간 비밀회담의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당시 남북은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매듭짓고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그해 5월 베이징 등에서 비밀접촉을 했지만 정상회담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자 북한은 비밀회담의 내용을 공개하며 남한 정부가 “양보를 애걸하고 돈 봉투까지 내밀었다”고 비난했다. 당시 북한의 폭로는 국가간 비밀접촉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국제관례를 깬 것으로 큰 파문을 낳았다.

이번 폭로 내용이 당시만큼 민감한 사안은 아니지만, “남한 정부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다는 점에선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담화에서 “이런 자들과 마주앉아 북남관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이전 정권의 대결정책과 한치도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능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수정 제의는 없다”는 남한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남북 사이의 경색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나 밥 먹고 있으니까 기장한테 비행기 흔들지 말라고 해”
KB금융 회장은 30억 연봉부터 스스로 깎아라
검찰, 안도현 시인까지 기소...‘십알단’ 불법선거 물타기 수사?
검찰, '여대생 청부살인' 윤씨 진료기록 확보 위해 세브란스 압수수색
[화보] 사진으로 보는 단오 풍경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