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687명 선출…55% 교체
예상밖 인물 등장·퇴장 없어
예상밖 인물 등장·퇴장 없어
북쪽이 지난 9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마치고 11일 당선자 68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핵심 측근으로 간주되는 인물들이 대부분 이름을 올리는 등 예상을 크게 벗어난 인물의 등장이나 퇴장은 없었다. 김 제1비서도 대의원에 처음 이름을 올림으로써 ‘인민들이 직접 뽑은 지도자’라는 상징성을 갖게 됐다. 이번 선거로 북쪽은 김 제1비서의 권력 기반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제1비서의 친동생으로 대의원 선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던 김여정씨는 대의원에 뽑히지 않았다. 김씨는 9일 대의원 선거 때 김 제1비서와 동행하고, 북한 매체를 통해 이름이 처음 공개됐기 때문에 대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김 제1비서의 친형인 김정철씨나 배다른 누나인 김설송씨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처형된 장성택 전 당 행정부장의 부인인 김경희 당 비서의 대의원직 유지 여부는 이날 확인되지 않았다. 2009년 12기 대의원 선거 때 ‘김경희’라는 이름의 당선자가 2명이었으나 이번엔 1명만 당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번 김경희 비서의 선거구는 3번이었으나 이번에 당선된 김경희씨의 선거구는 285번이었다. 통일부는 “김 비서의 탈락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인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 때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이다.
장성택 전 부장의 숙청 여파로 탈락한 인물은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와 로성실 전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정도로 보인다. 장 전 부장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박명철 국방위원회 참사는 자리를 지켰거나 새로 대의원에 발탁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지도부 내에 장성택의 측근이 외부에서 판단하는 것처럼 많지 않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근 김 제1비서의 수행 빈도가 높았던 당 부부장급(차관급) 신진 인사도 다수가 대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최휘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황병서 당 부부장, 마원춘 당 부부장 등이다. 대외 부문의 지재룡 주중 대사와 자성남 유엔 대사, 지난달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수석대표를 맡은 원동연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도 새로 대의원이 됐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기남 당 비서, 최영림 당 중앙위 상무위원 등 원로들은 80살 이상의 나이에도 대의원 자리를 지켰다. 신진 세력과 노장 세력의 조화를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 이후 5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과거와 같이 후보자 1명이 출마하고 이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전체 유권자의 99.97%가 참가했고, 100%가 찬성을 찍었다. 이른바 ‘공산당식 투표’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의원 가운데 55%가 새로 당선됐다. 이는 앞서 12기 선거 때의 47%보다는 높지만 10기 때의 64%보다는 낮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군 제1차 예술선전대 경연에서 당선된 제567부대, 제324부대, 제233부대의 예술선전대 공연을 관람했다고 <노동신문>이 11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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