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위 심야회의서 격론끝 결정
10일엔 “100% 여론조사는 없다”
본선경쟁력 앞세운 원희룡 뜻 수용
10일엔 “100% 여론조사는 없다”
본선경쟁력 앞세운 원희룡 뜻 수용
6·4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오락가락하던 새누리당이 결국 ‘100% 여론조사’로 결론을 냈다. 당이 출마를 종용한 원희룡 전 의원이 100% 여론조사 경선 없이는 경선에 출마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한 결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천위)는 12일 심야 회의를 열어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방식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공천위 대변인인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는 여론조사 경선에 의하도록 결정했다”며 “(광역단체장 가운데) 나머지 취약 지역인 광주, 전남·북은 후보 등록 상황을 봐서 여론조사 방식 등을 결정하고 (울산 등) 나머지는 모두 국민참여 경선으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100% 여론조사는 없다”(홍문종 사무총장), “당헌·당규 정신에 따라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에 의한 경선이 진행돼야 할 것이고, 제주도 지역도 전혀 예외가 아니다”(김재원 본부장)라던 단호한 태도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전 의원은, 우근민 제주지사가 지난해 입당할 때 당원 1만7000여명과 함께 입당했기 때문에 당원이 50% 참여하는 국민참여선거인단 경선은 불공정하다며 100% 여론조사 방식을 요구해왔다.
원 전 의원의 출마를 종용해온 지도부로서는 당헌·당규의 정신을 지키느냐, 본선 경쟁력을 앞세운 원 전 의원의 요구를 들어주느냐 사이에서 고심이 깊었었다. 결국 공천위는 격론 끝에 투표를 거쳐 원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김재원 본부장은 “당헌·당규상 취약 지역에선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이 제도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이 강해 투표까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우 지사의 반발을 우려한 듯 “가장 공정하고, 국민의 여론을 가장 잘 수렴해 공천권을 국민이 행사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천위는 김무성·정갑윤 의원 등이 제기한 부산·울산 등 다른 지역의 여론조사 경선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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