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무소속 출마 생각 바뀐 적 없어”
야권선 대표후보 ‘자격 논란’ 일어
“후보 단일화 전 정치성향 따져봐야”
야권선 대표후보 ‘자격 논란’ 일어
“후보 단일화 전 정치성향 따져봐야”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영입제안을 받아온 오거돈(사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7일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맞설 ‘부산 시민후보’임을 거듭 자임했지만, 야권에선 그가 민주당·새정치연합·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야권 대표 후보’로 적합한지를 두고 ‘자격 논란’도 일고 있다.
오 전 장관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출마를 엄숙히 선언한다. 20년간 새누리당 일당 독점구도로 부산이 나락에 떨어졌다. 시민이 주인되는 시민 성공시대를 열어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한 질의응답에서 “(야권의) ‘통 큰 연대’를 통해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며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치는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의 결정에는 야권 당적으론 부산에서 새누리당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했는데도 부산에서 39%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이번 ‘민주당·안철수 통합 효과’에도 한계가 있다고 본 듯하다. 특히 무소속으로 나설 때 새누리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을 앞서는 일부 여론조사가 나온 것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배경으로 읽힌다.
야권에선 무소속 오 전 장관과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전 최고위원,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한꺼번에 단일화 경선을 치르거나, 김영춘·이해성 예비후보가 1차 단일화를 한 뒤 오 전 장관과 최종 단일화를 하는 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공무원·관료 출신인 오 전 장관이 야권을 대표할 개혁 성향 후보인지에 의구심을 품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영춘 예비후보도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오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당선돼도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 아닌가. 그 분의 성향이나 궤적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 전 장관과의 단일화를 타진하기 위해선 정치적 정체성부터 명확히 확인돼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송호진, 부산/김광수 기자 dmzsong@hani.co.kr
‘기대 반 우려 반’,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 [성한용의 진단 #252]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