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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몽준 “박 대통령과 테니스 치고 노래방도 몇번 갔다”

등록 2014-04-08 21:48수정 2014-04-21 16:22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제가 (박 대통령) 팬을 좀 더 세게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성한용 선임기자와 함께 보는 6·4 지방선거
한겨레·한겨레TV 공동 기획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인터뷰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과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토목사업 쪽 평가에 집중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에서 많은 공사를 진행하는데, 박 시장이 토건 사업을 신중하게 검토한다고 해서 우이동 경전철이 2년 반 지체됐다. 간선도로 23개는 80%가 늦어졌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도 비록 개관은 했지만 (완공이) 늦어졌다. 용산 개발도 ‘법정에서 소송이 진행되는데 되겠나. 코레일이 용빼는 재주가 있나’라고 했는데 시장으로서 할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시장이 대형 토목사업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잘못이라고 본 것이다. 정 후보는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안 짓고 텃밭을 한 것은 잘했다. 앞으로 그곳에 (내가) 좋은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으냐”며 대관람차와 문화시설을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후보는 박 시장의 행보가 ‘서울시장’이 아니라 ‘시민운동가’의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그는 “박 시장이 지난 선거에서 제기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의 1억원 피부과 진료설’은 흑색선전이다. 시민단체 활동 때 했던 낙천·낙선 운동은 대법원까지 가서 불법이라는 판단을 받았지만, 그걸 헌법재판소까지 끌고 가서 또 기각됐다. (그 행동은) 시민단체 대표라면 충분히 이해되지만, 서울시장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정몽준이 서울시장을 해야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우리 서울은 지금 잠자고 있다. 잠자는 서울을 깨워서 서울 시민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나?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약의 제1 주제가 활기찬 강북 만들기다. 강북 관련 공약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 하나를 골라서 설명해 달라.

“북한산은 국립공원이다. 대도시에 국립공원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북한산 벨트, 즉 은평구, 강북구, 도봉구를 관광특구로 해볼까 생각한다. 그 지역에 있는 분들이 고도제한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북한산을 가깝게 만들겠다.”

-용산 국제업무 지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전 시장 때 방식과 어떻게 다른 것인가?

“오 전 시장은 용산 철도창 부지 11만평 개발 계획을 서부이촌동 3만평까지 포함시켜 최대 개발 사업으로 덩치를 키웠다. 오 전 시장은 한강까지 사업을 넓히고 싶었을 것이다. 저는 이런 용산사업을 3~4차례로 나눠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거다. 충분히 가능하다.”

-시장 임기 안에 끝내겠다는 건가?

“뭐든지 임기 안에 모든 걸 하겠다는 생각을 안 하도록 하겠다. 방향을 잘 잡도록 하겠다.”

-뉴타운 사업을 차근차근, 꾸준하게 잘 선별해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박원순 시장 오신 뒤 뉴타운 심사를 다시 한다고 그랬는데, 제 지역구가 동작을이다. 그 지역에 흑석 뉴타운 9개 지역이 있다. 박 시장이 뉴타운을 재검토하겠다고 하면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사업이 1년 이상 늦춰지니까 그만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주민 3분의 1이 반대하면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하며 ‘하지 않는다’에 방점을 두는데, 저도 다르지 않다. 다만, 3분의 2가 찬성하면 ‘하겠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뉴타운을 원하면 도와드릴 생각이다.”

-세빛둥둥섬 활용 방안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온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공정이 95% 이상 됐을 때 박 시장이 감사를 한 뒤 총체적 부실이라고 발표했다. 운영회사 잘못 때문이라는 거다. 그런데 제가 알아보니 서울시가 운영조건을 변경해서 사업이 진척이 안 되고 있더라. 시가 운영업체에 위탁하는 기간을 기존 30년에서 20년으로 줄이겠다고 하면서다. (이곳을) 외국의 유명한 회사들은 많이 사용했다. 랜드로버 코리아는 세빛둥둥섬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기도 했고, 미국 전역에 방송될 ‘아메리칸 넥스트 톱 모델’ 한국편의 마지막 패션쇼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우리만 안 쓰고 있다. (최근에) 처음 가봤는데 비가 올 때 경치가 그렇게 좋다고 한다. 제일 큰 섬이 1만7000평이다. 저는 이런 공간을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 시민들이 비올 때 ‘치맥’(치킨+맥주)이나 막걸리에 파전 먹는 장소, 국가적 행사를 위해 필요한 장소로도 쓸 수 있다.”

박원순 시장 ‘시민운동가’ 같아
경전철 등 토목사업에 소극적
김황식 후보 선출직 경험 없어

북한산 벨트 ‘관광특구’로 추진
용산도 단계적으로 개발하면 돼
박 대통령과 노래방도 몇 번 가
사람관계 좋을 때 나쁠 때 있어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 후보가 김황식, 이혜훈 후보에 비해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박 시장보다도 앞선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출마를 하고 나서 가능한 한 많은 시민분들을 뵈려고 노력한다. 이런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하고. 시민들에게는 서울시정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기대감이 많은 것 같다. 그 기대감을 제가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아닌가 한다.”

-4월30일 치르는 ‘원샷 경선’에서 50%는 당원들의 결정에 달려 있다. 민심과 당심은 차이가 날 수 있는데 당심에서도 앞서나갈 자신이 있나?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조직이다. 저는 민심과 당심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내 경쟁자인 김황식 후보의 장점과 단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그분은 본인 말씀대로 법관과 행정부에 오래 있었다. 법률, 행정에 (경험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선거에 별로 안 나가봤다는 점이다. 선거는 선출직이고 임명직과는 차이가 있다. 임명직은 임명장을 한명한테만 받지만, 선출직은 (지역구민) 20만명에게 임명장을 받은 사람이다.”

-이혜훈 후보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 후보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의 횃불을 든 사람이다. 열정이 대단하고 세 자녀의 어머니로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후보는 단점이 없나?

“단점은 좀 생각을 해보겠다. 이 후보는… 말씀을 열정적으로 하시고 그러니까, 우리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오해도 사고 그런 것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정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남북 축구경기 당시 우리 응원단이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외치니까, 박 대통령이 북한과 약속한 것과 다르다고 정 후보에게 항의를 했다. 정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 시절엔 세종시 백지화 문제에서도 박 대통령과 견해가 달랐다. 실제로 사이가 안 좋은 것 아닌가?

“완전한 것은 양면이 있다고 그런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도 있고. 북한 축구팀 이야기는 제가 책에 썼는데, ‘안 써도 될걸’ 그런 생각을 한다. 박 대통령과 저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박 대통령이 테니스를 좋아해서 테니스도 많이 쳤고, 밥도 많이 먹고 노래방도 몇 번 갔다. 인간적으로 잘 안다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최고 자리에 있으니까 사사로이 판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던 신당동 집도 찾아가고, 박근혜 팬클럽 회원이라는 말도 했다. 너무 의식적으로 친박 행보를 하는 것은 아닌가?

“저는 제가 (박 대통령) 팬을 좀더 세게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정당 간에 경쟁해야 하고, 현직 대통령이 누구든지 국민들 모두가 좋아할 순 없는 문제다. 그런데 저는 누구든지 대통령을 지지했으면 좋겠다. 신당동은 제가 어릴 때 살았던 동네다. 박 전 대통령 살았던 곳에 가보니까 집은 오래됐지만 관리는 잘 돼 있더라. 우리가 좀더 지원해주면 좋은 명소가 될 듯 하다.”

-서울시장이 되면 시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뒤에 대통령에 도전해 볼 생각이 있나?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 한다.”

조혜정 김경욱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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