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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돌고돌아 ‘기초 2번’…여야 맞대결 구도로

등록 2014-04-10 20:10수정 2014-04-11 10:08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초선거 공천 폐지 철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으로 김한길 대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초선거 공천 폐지 철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으로 김한길 대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공천’여론이 무공천보다 우세
안철수 “선거 승리 위해 전력”
“약속 지키지 못해 국민께 사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의 명분이면서 동시에 당내 분열의 원인이 됐던 기초선거 공천 폐지 논란이 10일 공천을 하는 쪽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6·4 지방선거에서 광역부터 기초 단체장·의원 후보까지 1번과 2번으로 공천하는 같은 규칙을 따르게 됐지만, 안철수 공동대표는 ‘약속의 정치’를 지키지 못한 타격을 입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당내 혼란 국면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이날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와 역대 대선주자인 문재인·손학규·정동영·정세균·김두관 고문을 위원장으로 하는 ‘무지개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새정치연합의 이석현 여론조사 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실시한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53.44%,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46.5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8일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물어 기초 공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기초선거 후보를 공천하기로 번복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앞장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과정이나 이유야 어떠했든 저희들마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오늘 이후 당원의 뜻을 받들어 선거 승리를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모두 흘리겠다”며 “제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해 선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김한길 대표도 이어 “국민과 당원께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국민과 약속을 파기하고도 오히려 득세하는 선거를 막아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파부침주(破釜沈舟·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의 자세로 지방선거 승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기초 공천을 결정하면서 불리한 경기 규칙으로 링 위에 오르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모면하게 됐다. 그러나 수도권의 한 의원은 “현재 표밭은 새정치연합에 객관적으로 불리하다”며 “비정상적인 조건을 바로잡은 것이지 이로써 선거의 반전을 기대할 순 없다”고 말했다.

또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물었다 하더라도 결국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기초 무공천 공약을 지키지 않는 상황이 됐다. 새정치의 명분과 민주당과의 통합 명분으로 기초 공천 폐지를 내세우고, 또한 이번 선거 구도를 ‘약속 대 거짓’으로 짜려고 했던 안 대표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복경 서강대 연구교수는 “이미 몇 가지 여론조사를 보면 공천을 하지 않으면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인식이 국민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었다. 변화한 여론 지형을 읽지 못했다”고 짚었다. 신당 창당의 주역인 안 대표에게 흠집이 나 그를 당의 얼굴로 내세워 선거를 치러보려는 새정치연합의 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

그동안 ‘약속 파기 세력’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기초 무공천 약속을 철회하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새정치는 이제 완전히 땅에 묻혔다. 안 대표는 지금까지 국민과 당원을 무시하고, 독불장군식으로 무공천을 고집하며 정치판을 어지럽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유주현 조혜정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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