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아들이 쓴 논란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의 뜻으로 고개 숙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폭탄주 회식·헹가래·마라톤 참석…
온 국민 애도 중인데 부적절 처신
정몽준 의원 아들, 실종자 가족 ‘폄하’
정 의원 “잘못 가르친 제 불찰” 사과
온 국민 애도 중인데 부적절 처신
정몽준 의원 아들, 실종자 가족 ‘폄하’
정 의원 “잘못 가르친 제 불찰” 사과
진도 해역 세월호 참사 이후 여야는 일제히 6·4 지방선거 일정을 중단하고 애도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혔으나, 주요 정치인과 그 가족의 몰지각한 발언이나 돌출행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21일 막내아들 정아무개(18)씨의 ‘국민 정서 미개’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아버지로서 죄송하다”며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실종자 가족에게 별도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분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수중인 정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ㅋㅋㅋ 국민정서 자체가 미개한데 (중략)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라고 썼다. 전날인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도체육관을 찾아갔을 때 실종자 가족이 울분을 터뜨리며 거세게 항의한 상황을 두고 한 말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에는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는 시민·누리꾼을 ‘북괴에 놀아나는 좌파’로 규정하며 ‘발본 색출’을 촉구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같은 날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광주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달리다가 빈축을 샀다.
경선 후보들도 경솔한 행동으로 잇따라 입길에 올랐다.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에 선출된 유한식 현 세종시장은 지난 18일 폭탄주가 돌아가는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사흘 뒤 당 윤리위원회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새누리당 파주시장 예비후보들도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지지자들과 웃고 떠들며 헹가래를 쳤다가 구설에 휘말렸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온당한 처신을 엄중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0일 의원들에게 “지역구 일정, 온·오프라인 활동에 신중 또 신중해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진도에서 침몰한 건 ‘대한민국’이다 [성한용의 진단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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