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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책임 안지는 대통령 필요없다”…하룻만에 50만건 조회

등록 2014-04-28 20:05수정 2014-04-29 08:12

박성미 다큐멘터리 감독이 28일 오후 6시23분께 ‘당신이 대통령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란 글을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다시 올렸다. 지난 25일 새벽 박 감독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을 정아무개씨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이 글은 오전에 삭제됐고 청와대 쪽은 “장씨가 스스로 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갈무리
박성미 다큐멘터리 감독이 28일 오후 6시23분께 ‘당신이 대통령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란 글을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다시 올렸다. 지난 25일 새벽 박 감독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을 정아무개씨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이 글은 오전에 삭제됐고 청와대 쪽은 “장씨가 스스로 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갈무리
‘광장’이 된 청와대 게시판
청와대 누리집 게시판에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의 접속이 평소보다 2~3배 많아지며 누리집 접속이 끊기거나 느려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 글 외에도 청와대 게시판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 과정에서 무능한 모습을 보인 정부나 공무원들만 질책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포함해 세월호 사고 관련 글이 1000건 넘게 게시되고 있다. 이는 실명으로 글을 써야 하는 청와대 게시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으로, 누리꾼들은 “청와대 게시판이 ‘광장’이 됐다”는 반응을 보인다.

정아무개씨가 지난 27일 오전 9시30분께 청와대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올린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란 글은 작성 하루 만인 28일 오전 9시30분께 조회수 45만건을 넘어섰다. 이 글은 “대통령이란 자리가 어려운 이유는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글은 먼저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도 몰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을 구하는 데 돈이 문제냐 하지만, 실제 그 행동자가 되면 달라진다”며 “리더라면 밑의 사람들이 비용 때문에 망설일 수 있다는 것쯤은 안다. 만약 리더가 너 이거 죽을 각오로 해라, 해내지 못하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협박만 하고 비용도 책임져주지 않고, 안 될 경우 자신의 책임을 피한다면,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되는 이유’
페이스북서 옮겨온 글 폭발적 반응
원작자는 영화감독 박성미씨

박대통령 비판 등 세월호 관련 글
1천건 넘게 올라와…한때 접속안돼

이어 “지시가 없어도 척척 움직인 건 구조 활동을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재빨리 불리한 소식들을 유언비어라 통제할 줄 알았던 사람들, 선장과 기업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한 사람들”이라며 “이것이 이들의 평소 매뉴얼이었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날 오전 조회수가 50만건을 넘어갔고, 200건 이상의 댓글이 실명으로 붙었다. 댓글 중에는 게시글의 내용에 동감을 표시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청와대’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청와대 게시판엔 이 글에 뒤이어 1000건 이상의 세월호 사고 관련 글이 올라왔다. 상당수가 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김아무개씨는 “대통령 중심제하에서는 대통령은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통령이) 반성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는 것”이라고 썼다. 또다른 김아무개씨는 “대통령은 책임자이지 심판자가 아닙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게시판이라는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기꺼이 실명을 공개하며 강한 어조의 비판 글을 쓰는 점에 주목한다.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익숙하지 않은 우리 문화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노진철 경북대 교수(사회학)는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책임 있는 행동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게시판에 관련 글이 올라와 관심을 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께 이 글이 삭제되자 청와대 쪽이 강제로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글을 올린 정씨는 이날 오전 “제가 쓴 게 아니고 페이스북에서 퍼온 것인데 이렇게 반응이 클지 몰랐다. 파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 운영자분은 글을 좀 삭제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다시 올렸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자유게시판 운영 정책상 본인이 작성한 글은 본인이 삭제할 수 있고, 삭제를 원하면 실명 인증을 거친 뒤 직접 삭제하면 된다는 내용을 해당 누리꾼에게 전자우편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해당 글을 게시한 누리꾼이 스스로 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가 올렸던 글의 원문은 다큐멘터리 감독 박성미씨가 지난 25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박 감독은 이날 오후 6시23분께 “글은 제가 썼으나 용기는 그분이 내어주신 셈”이라며 청와대 게시판에 같은 글을 다시 올렸다. 다시 게시한 이 글은 올린 지 1시간 만에 조회수 1만건을 돌파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대독 총리’ 사퇴, 대통령 책임 못덮는다 [성한용의 진단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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