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구서 ‘비박계’ 선출 이변 속
여론조사 뒤졌던 서 의원
‘당심’으로 낙선 우려 딛고 역전
새달 9일 인천 경선 여전히 고비
여론조사 뒤졌던 서 의원
‘당심’으로 낙선 우려 딛고 역전
새달 9일 인천 경선 여전히 고비
‘친박근혜계’ 핵심인 서병수 의원이 30일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경선에서 거세게 몰아치던 ‘친박 몰락’ 도미노가 부산에서 가까스로 멈추게 됐다.
서 의원은 이날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시장 후보 선출 대회 결과,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40대의 젊은 패기로 경선 막판 무섭게 추격한 박민식 의원을 힘겹게 물리치고 후보로 확정됐다. 서 의원은 선거인단 투표(80%)와 여론조사(20%)를 합산한 결과 1288표(36.7%)를 얻어 권 전 대사(1120표, 31.9%)와 박 의원(1096표, 31.2%)을 꺾었다. 서 의원은 지난 27~28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35.9%(환산표 252표)를 얻어, 44.1%(309표)로 1위를 한 권 전 대사에게 뒤졌다. 하지만 대의원·당원·일반국민 등 5600여명의 국민참여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이날 현장투표(유효투표 2803표)에서 1036표(36.9%)로 1위를 차지해, 811표(28.9%)로 3위에 그친 권 전 대사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민심’의 열세를 ‘당심’으로 뒤집은 것이다.
전날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비박계’ 권영진 전 의원이 선출되는 대이변이 연출되면서 친박계 핵심인 서 의원이 도전에 나선 부산에서도 ‘친박 몰락’이 현실화할지 주목됐지만, 결국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산 정치권에선 서 의원이 경선 기간 내내 힘겨운 싸움을 벌였음에도 최종 승리를 거머쥔 것은 4선 의원에 사무총장, 정책위 의장 등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친박 핵심의 ‘힘있는 부산시장’ 후보란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은 게 조직 동원력에서 앞선 서 의원한테 유리하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당에 대한 기여도, 친박 핵심이라는 점에서 당심이 쏠렸고, 부산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점도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김영춘 전 의원이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됐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경남·제주지사와 울산·대구시장 등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경선에서 비박계의 잇따른 약진으로 위기감에 휩싸였던 친박계 주류는 서 의원의 후보 선출로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다음달 9일 인천시장 경선이 또다른 고비로 남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론 등에 휘말리며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예측 불허의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비박계 돌풍이 인천시장 경선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날 새누리당 충남지사 후보 경선에선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이 선출됐다. 정 전 사무총장은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908표를 얻어 홍문표 의원(684표)과 이명수 의원(577표)을 눌렀다. 정 전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의 안희정 지사와 본선에서 대결한다. 대전에선 박성효 의원이 후보로 확정돼, 새정치연합 후보인 권선택 전 의원과 본선에서 맞붙는다. 강원지사 후보 경선에선 최흥집 전 강원랜드 대표가 선출돼, 새정치연합의 최문순 지사와 본선에서 승부를 펼친다.
김수헌 조혜정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