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 119상황실과 목포해경 간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119상황실이 생존자 구조보다는 고위 공무원 의전만 신경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뒤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행위서 해경에 책임 떠넘겨
여야의원들 호통·질타 이어져
일부 의원들은 눈물 흘리기도
여야의원들 호통·질타 이어져
일부 의원들은 눈물 흘리기도
“장관, 오늘 당장 사표 내세요!”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세월호 참사 관련 질문을 위해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사표 내라”고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초동조처에 실패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호통과 질타, 눈물이 이어졌다.
새누리당의 친박 중진인 서 의원은 강 장관의 세월호 참사 관련 답변을 듣다가 “잘못했다고 얘기하라. 뭐 그렇게 변명이 많냐”고 반말을 섞어 호통을 쳤다. 그는 결국 오전 회의 막바지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들어봤는데 장관은 사태 수습할 능력이 아무것도 없다”며 “당장 사표를 내라”고 외치며 자리를 나갔다.
서 의원이 격분한 것은 강 장관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국가가 죽였다는 것을 동의하느냐”는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구조 책임은 해경에게 있다. 중앙대책본부는 보고를 받은 것을 종합하고 발표하는 역할이다”라고 해경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도 “지금까지 지켜봤는데 ‘무조건 우리가 잘못해서 사람 못 구했다. 죽을 죄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장관의 옳은 태도가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도 사고 당시 경찰 간부후보생 졸업식에 참석한 강 장관을 질타하며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감정에 겨워 질문 도중 울먹이거나 눈물을 흘리는 의원들도 많았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의원은 “가슴이 먹먹하다. 말문이 막혀 말이 안 나온다”며 울먹였고, 같은 당 진선미 의원도 119상황실과 해양경찰청이 의전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인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눈물을 흘렸다. 여성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울먹였다.
한편, 서청원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피해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세월호 참회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대규모 재난 때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자에게 민형사 책임을 묻는 ‘기업살인죄’와 ‘대규모 살인죄’를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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