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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야권후보 단일화는 “야합”인가

등록 2014-07-25 19:23수정 2014-07-25 22:07

서울 동작을 야권 단일후보가 된 정의당 노회찬 후보(오른쪽)가 2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소에서 이날 후보직을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작을 야권 단일후보가 된 정의당 노회찬 후보(오른쪽)가 2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소에서 이날 후보직을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 “나눠먹기 쇼” 연일 비판
보수언론들도 공세
전문가 “명분이 문제
행위 자체는 비판대상 아냐”
잇단 후보사퇴는 정치혐오증 부추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5일 서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동작구의 야권 단일화는 정도에 맞지 않고 당의 지지자와 국민을 우롱하는 전형적인 구태정치다. 정당이 선거를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 정당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고 그 정당의 미래 역시 없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나눠먹기 쇼’, ‘꼼수 각본에 의한 한편의 막장 드라마’, ‘야합정치의 끝판’, ‘부정한 결탁’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이제 조만간 (노동당) 김종철 후보는 노회찬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사퇴할 것”이라고 예언까지 했다.

보수 성향 신문들은 이날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비난하는 사설을 실었다. “야, 또 후보 맞교환 거래, 아예 정치 장사꾼으로 나섰나”(조선), “유권자 우습게 보는 기동민·천호선”(중앙), “결국 기동민 사퇴로 막 내린 새정치식 전략공천 쇼”(동아), “정당의 존재 이유 스스로 부정한 야권의 ‘꼼수 단일화’”(문화) 등이다.

연합하면 유리하고 분열하면 불리한 것이 선거다. 특히 기득권 세력과 영남의 결합 탓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야 하는 야권의 연대 필요성은 한국 정치의 현실이다. 1997년 김대중-김종필 연대,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없었다면 현재의 야권은 정권을 잡을 수 없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보수 색깔이 강한 신문들은 그때도 ‘정치학 원론’을 들이대며 야권의 연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야권의 이번 선거연대 및 후보 단일화는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명분이 부족하다. 세월호 특별법, 박근혜 정권 심판 등 현안을 중심으로 가치연대가 선행됐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둘째, 무질서하다. 당 대 당 차원의 협의가 없이 후보들의 자발적인 결단에 의해 진행되었다. 당당하지 못한 꼼수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야권의 선거연대가 정당했는지 여부는 최종적으로 유권자의 선택에 의해 가려진다. 최근 새누리당과 보수 신문들이 지나치게 야권연대를 비판하는 것은 진영논리에 뿌리를 둔 정치공세의 성격이 짙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이렇게 정리했다.

“연대는 서구에서도 한다. 정치학 교과서에도 나온다. 명분이 문제인 것이지 행위 자체를 야합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정 시도, 독일 메르켈 총리의 대연정도 넓은 의미의 연대라고 봐야 한다.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들도 후보 단일화와 연대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 아닌가.”

그래도 공직선거에 나선 후보가 중도에 후보직을 사퇴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정치 혐오증을 부추길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줄이려면 각 정당의 정치적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과 함께 현재의 불합리한 선거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선거는 결선투표 제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중대선거구제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동작을 후보 단일화의 당사자인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소선거구제, 단순다수대표제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파행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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