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문제로 치열한 공방전
1주일간 진통을 거듭한 끝에 극적 타결을 본 2단계 제4차 6자회담에서도 1단계 회담과 마찬가지로 6개국 주요 협상대표들의 수사가 눈길을 끌었다.
2단계 회담에서는 특히 회담 초기 `6자회담 틀에서 경수로'를 요구한 북한의 주장을 놓고 북미간에 벌어진 치열한 공방전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4일 "지금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반도 비핵화이고 비핵화 실현이 우선 시급한 문제"라며 "누가 경수로에 펀딩을 하겠느냐"고 밝혀 북의 주장을 일축했다.
힐 차관보는 같은 날 북미간 양자협의를 마친 뒤에도 "오늘은 경수로의 날이었다. (그러나) 경수로의 주간이 되면 곤란하다"며 `경수로 불가'라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이미 제시한 4차 수정안은 매우 좋은 안"이라며 "북한은 `예스'만 하면 된다는 우리 입장을 매우 명확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사흘째인 15일에도 "우리는 북한이 원하는 좋은 안을 많이 냈으며 안전보장, 체제인정, 국제금융기구 가입, 에너지지원 같은 것들"이라며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하는데 (북한이) 엉뚱한 것을 테이블에 놓고 얘기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경수로 문제는 논의조차 돼서는 안된다", "북한은 이 협상을 하나의 `트로피(trophy.전리품)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미국의 이 같은 강경한 입장에 북한도 15일 밤 베이징 댜오위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여론 조성' 차원의 반박에 나섰다.
북측 현학봉 회담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본 걸림돌은 경수로 제공에 관한 문제"라며 "우리의 입장은 흑연감속로 체계 포기 대신 경수로를 제공해 달라는 것"라고 밝혔다. 경수로 문제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북측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명확히 하고 미국에 대한 `여론 압박'에 나선 것이다. 현 대변인은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에서 기본 조건은 신뢰조성이며 여기서 기본은 경수로 제공"이라며 "우리는 허공에 뜬 평화적 핵 권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하루 뒤인 1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경수로를 주지 않겠다고 고집하면 핵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현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경수로를 주겠다면 주고 말겠으면 말라. 이렇게 되는 경우 우리는 선군정치의 목표에 따라 우리 식으로 나가면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회담장을 뛰쳐 나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경수로를 둘러싼 북미간의 이 같은 팽팽한 줄달리기가 계속되자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는 `파국'을 막기 위해 중재 역할을 자임했다. 송 차관보는 15일 "우리는 북한이 장래에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 두고 있다"며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또 "유연성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서 이 것이 없으면 협상 타결은 불가능하며 모든 측이 유연성을 보여야 타결될 수 있다"며 북미를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회담 분위기가 결렬이냐 타결이냐를 두고 막판 반전을 거듭하면서 힐 차관보는 16일 "오늘이 실패한 금요일로 갈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막판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일본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같은 날 "오늘은 6자회담이 시련을 겪는 하루가 될 것"이라며 난항을 거듭한 회담분위기를 전했다. 2단계 4차 6자회담은 일주일째인 19일 "이제는 결정을 내릴 시점"(송민순 차관보), "마지막 게임에 와있다"(힐 차관보) 등의 발언과 함께 긴박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6개국은 북핵 폐기와 에너지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6개항의 공동성명에 전격 합의, 1주일간의 긴박했던 회담은 `한반도 평화체계 기반구축'이라는 큰 결실을 거두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회담에 참가 중인 정부 관계자는 "외교사 교과서를 보면 나폴레옹 전쟁후 열린 비엔나 회의에서 `회의는 춤춘다. 그러나 진전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이 있으나 이번 회의는 널뛰기는 했으나 드디어 목표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북측 현학봉 회담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본 걸림돌은 경수로 제공에 관한 문제"라며 "우리의 입장은 흑연감속로 체계 포기 대신 경수로를 제공해 달라는 것"라고 밝혔다. 경수로 문제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북측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명확히 하고 미국에 대한 `여론 압박'에 나선 것이다. 현 대변인은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에서 기본 조건은 신뢰조성이며 여기서 기본은 경수로 제공"이라며 "우리는 허공에 뜬 평화적 핵 권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하루 뒤인 1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경수로를 주지 않겠다고 고집하면 핵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현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경수로를 주겠다면 주고 말겠으면 말라. 이렇게 되는 경우 우리는 선군정치의 목표에 따라 우리 식으로 나가면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회담장을 뛰쳐 나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경수로를 둘러싼 북미간의 이 같은 팽팽한 줄달리기가 계속되자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차관보는 `파국'을 막기 위해 중재 역할을 자임했다. 송 차관보는 15일 "우리는 북한이 장래에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 두고 있다"며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또 "유연성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서 이 것이 없으면 협상 타결은 불가능하며 모든 측이 유연성을 보여야 타결될 수 있다"며 북미를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회담 분위기가 결렬이냐 타결이냐를 두고 막판 반전을 거듭하면서 힐 차관보는 16일 "오늘이 실패한 금요일로 갈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막판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일본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같은 날 "오늘은 6자회담이 시련을 겪는 하루가 될 것"이라며 난항을 거듭한 회담분위기를 전했다. 2단계 4차 6자회담은 일주일째인 19일 "이제는 결정을 내릴 시점"(송민순 차관보), "마지막 게임에 와있다"(힐 차관보) 등의 발언과 함께 긴박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6개국은 북핵 폐기와 에너지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6개항의 공동성명에 전격 합의, 1주일간의 긴박했던 회담은 `한반도 평화체계 기반구축'이라는 큰 결실을 거두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회담에 참가 중인 정부 관계자는 "외교사 교과서를 보면 나폴레옹 전쟁후 열린 비엔나 회의에서 `회의는 춤춘다. 그러나 진전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이 있으나 이번 회의는 널뛰기는 했으나 드디어 목표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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