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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북-미, 합의 이행과정서 ‘신의’ 보여야

등록 2005-09-19 20:12수정 2006-01-17 01:13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의 전체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한국의 송민순 수석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수석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 중국의 우다웨이 수석대표(맨 왼쪽)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회담 타결을 축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의 전체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한국의 송민순 수석대표(왼쪽에서 세번째)와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수석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 중국의 우다웨이 수석대표(맨 왼쪽)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회담 타결을 축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핵 6자회담 타결

19일 발표된 6자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북핵 해결 및 한반도 평화정착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과 미국 등 당사국들이 이번 합의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짜고 협의·실행하는 과정에서 한층 신의와 성실성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위기 넘긴 데 의미
평화체제 관리에 무게

핵 위기를 넘겼다는 게 가장 큰 의미다. 별도의 포럼을 통해 한반도의 영구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것도 우리의 주장에 따라 포함된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이제 정부는 핵 문제보다 평화체제 관리에 무게를 둬야 한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등을 시원시원하게 이행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안전장치가 평화체제 정착과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북 지원과 관계 정상화 논의를 위한 북-미간 왕래를 어떤 형식으로든 활성화시켜야 한다. 또 북한의 변화와 개방·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남북관계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두 바퀴가 잘 굴러가게 하면서 평화체제 구축의 큰 그림을 잘 그려나가야 한다. 평화체제의 큰 틀을 짜기 위한 남-북 정상회담도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 양보로 이뤄진 합의
‘경제 살리기’ 결단 읽혀

백학순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백학순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의 큰 양보 아래 이뤄진 합의로 총평할 수 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함으로써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해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경제를 살리겠다는 중요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기로 약속하면서 경수로 제공 문제는 앞으로 적절한 시점에 논의하기로 한 점에서 북한의 경제 살리기 결단을 읽을 수 있다. 북한이 먼저 조약 복귀를 약속하고 경수로 문제를 이후 논의로 미룬 것은, 상황에 따라 조약 가입국으로서 불평등한 지위까지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이 양보 태도를 보인 만큼, 앞으로 미국도 성실히 합의를 이행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장달중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장달중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장달중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북-미 양자대화 중요
국교정상화 과정 관건

합의 내용 가운데 북한이 중점을 둔 것은 앞으로 북-미 양자 대화 등을 통해 국교 정상화 문제 등을 해결하기로 한 부분일 것이다. 이를 얻어냈기 때문에 타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미 교섭 등 양자 대화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 대화를 기반으로 하되 그동안 구축해온 다자틀을 어떻게 활성화할지가 우리 정부의 과제다.

합의문 가운데 북한의 평화적 핵 에너지 이용 권리를 다른 국가들이 ’존중’한다는 표현은 양쪽이 각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앞으로 국교 정상화를 위한 ’패키지 딜’ 과정이 중요하고, 이 과정에서 북한이 얼마나 국제적 신의를 지키는지가 관건이다.

서동만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서동만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서동만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평화적 핵’ 보장 의미
인권등 논의 어려울 것

민족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가 타결됐다. 적극적인 타협으로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해야 마땅하다. 일단 6자 회담의 ‘목표’에 대해서는 당사국들간에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협상이 구체화되면서 어려워질 부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번 타협은 전체 협상의 틀을 마련한 것이고, 타결에 우선 순위를 두다 보니 서로 그냥 넘어간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그 틀에 따라서, 특히 북-미 합의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순서와 절차 등을 정하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북한 인권 문제나 미사일 문제 등 ‘난산’이 예상되는 문제들이 있다.

박명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비핵화 검증과정서
안전보장등 배려 필요

이번 합의는 1992년 한반도 비핵화나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달리 다자간 약속이어서 어느 일방이 깨기 어렵게 돼 있다. 핵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점, 남북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당사자로 제 역할을 한 점, 특히 북한과 미국의 합의 내용이 전례 없이 호혜적인 점 등에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무엇보다 ‘한반도 영구평화 체제에 대한 논의’가 명시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앞으로 6자 회담의 주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의 구축, 북한 비핵화 관련 사찰·검증 등 두 가지로 빠르게 넘어갈 것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전체 틀이 깨어지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가령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등을 논의할 때 북한에 대한 전력지원이나 안전보장 조처가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강희철 박용현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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