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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윤회 문건’ 파문…‘불똥 튄’ 경찰 ‘난감’

등록 2014-11-30 19:53수정 2014-12-02 14:06

서울청 정보분실에 일주일간 보관
‘유출 의혹’ 박 경정 “유출 안했다”
일부 경찰관이 문건 복사 의혹도
30일 오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 보고서 작성자로 지목된 박아무개 경정이 현재 근무중인 서울의 한 경찰서 사무실 앞 안내판에 박 경정(맨 오른쪽)의 얼굴과 직위가 적혀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30일 오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 보고서 작성자로 지목된 박아무개 경정이 현재 근무중인 서울의 한 경찰서 사무실 앞 안내판에 박 경정(맨 오른쪽)의 얼굴과 직위가 적혀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정윤회(59)씨가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과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청와대 내부 동향 보고서 유출의 불똥이 경찰로 튀었다. 보고서 작성자가 청와대에 파견됐던 현직 경찰관인데다, 당사자가 석연찮은 이유로 ‘좌천성 복귀’를 하며 내부 문건들을 상자째 외부로 유출했고, 이 문건들을 일부 경찰관이 복사해 첩보 보고 등에 활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자로 유출 의혹까지 받고 있는 박아무개(48) 경정은 3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문서 유출을 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박 경정은 “왜 (내가 유출했다는) 이런 말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시사저널>이 나와 인터뷰했다며 보도한)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견제해야 한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박 경정이 지난 2월 청와대에서 경찰로 복귀하며 서류가 든 ‘상자 1~2개’를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 정보1분실이 있는 서울시청 남산별관 근처 서울사회복지교육원 건물 3층에 1주일간 보관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유출 의혹은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박 경정과 당시 정보1분실 직원들을 상대로 29일 ‘구두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2월10~16일 박 경정이 정보1분실장 방에 상자 1~2개, 쇼핑백, 경찰정복 등 개인 소지품을 보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박 경정은 박스에 든 서류가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서가 아닌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근무 시절 서류들로, 경찰청에 맡겨뒀다가 청와대에서 복귀하면서 찾아온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정보1분실장 방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당시 (인사철이 아니어서) 공석인 자리가 그곳뿐이었다. 박 경정 본인도 원했던 자리였고, 그곳으로 인사가 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이던 박 경정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됐다. 하지만 ‘정윤회 보고서’를 작성·보고한 지난 1월6일 직후 갑작스럽게 ‘원대 복귀’가 결정됐고 2월12일 청와대 파견이 공식 해제됐다. 박 경정은 인사 발령이 나기도 전에 자신의 짐을 ‘요직’인 정보1분실장 방에 가져다 놓았지만 3월7일 서울 일선서 정보과장으로 사실상 ‘좌천성’ 발령을 받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인사에 불만을 품은 박 경정이 청와대 보고서를 외부에 흘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경찰은 “박 경정이 경찰로 복귀한 뒤 문서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체적 진실은 검찰 수사로 밝혀질 일”이라며 ‘확신’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문제의 상자가 1주일 정도 정보1분실장 방에 보관돼 있는 동안 정보1분실 직원 일부가 이를 복사한 뒤 ‘경찰청 첩보 보고’ 등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난감해하고 있다. 경찰청 정보국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하는 상황이다. 이 역시 나중에 수사로 밝혀질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으로 잇달아 근무한 상황에서, 역시 파견 갔던 경찰관이 이 정권의 가장 민감한 뇌관을 건드린 셈이 됐다.

박기용 이재욱 진명선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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