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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이재만 조사는 안하고 조응천에 ‘입 닫아라’ 엄포

등록 2014-12-02 20:52수정 2014-12-03 01:36

파문 차단 안간힘
이-정윤회 통화 여부 무시하다
정 언론에 밝히자 뒤늦게 인정
조응천 불리한 주장에
“일방적 주장 펼치지 말라”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정윤회(59)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 보고서(동향보고 문건)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정윤회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언론을 통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청와대는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다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꾸며 의혹을 키우고 있다. 특히 청와대에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는 조응천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사실상 함구령을 내리며 파문을 차단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전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정윤회씨와 지난 4월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조응천 전 비서관의 주장이 나오자,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를 앞둔 본인들의 갖가지 주장”이라고 의미를 폄하했다. 앞서 정윤회씨는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7년 이후 7년 동안 야인으로 살고 있다. 국정 개입은커녕 청와대 비서관들과는 연락도 끊고 있다”며 국정개입 의혹을 전면부인했다. 반면 조응천 전 비서관은 다음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11일 퇴근길에 이재만 비서관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정윤회씨의)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고 했다. 정씨와 절연한 것처럼 얘기해온 이 비서관이 정씨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이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쪽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논란의 한가운데 이재만 비서관이 있었지만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도 이 비서관의 해명을 듣는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았다. 민 대변인은 “(이 비서관의) 반응을 듣기 위해 전화를 해보지 않았다. 진위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후 돌연 태도를 바꿨다. 정윤회씨가 <한겨레>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 전 비서관의 주장대로 이재만 비서관과 지난 4월 통화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다시 브리핑을 열어 “전화를 했다는 정씨의 말 그대로다”라며 둘 사이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애초 일방적 주장이라던 청와대가 정씨의 말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이다.

대신 청와대는 공세의 화살을 조 전 비서관에게 돌렸다. 민 대변인은 “조 전 비서관은 바깥에서 언론을 통해 일방적인 주장을 펼칠 게 아니라,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는 조 전 비서관의 언론 인터뷰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함구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전 비서관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윤회씨와 이재만 비서관이 지난 4월 만난 사실을 비롯해, ‘청와대 3인방 가운데 하나인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청와대 파견 경찰의 인사에 개입했다’, ‘이번 문건을 유출한 이는 문건 작성자인 박아무개(48) 전 청와대 행정관(경정)이 아니라 청와대 제3자가 범인으로 지목돼 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를 핑계로 답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1일 <세계일보>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청와대 비서관 등의 고소대리인인 손교명 변호사를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고소인들도 직접 불러 보고서 내용의 진위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보고서에 거론된 시기(2013년 10~12월)를 중심으로 이 비서관 등의 통화 내역을 제출받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욱 정환봉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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