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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정현, 근본 없는 X이 대통령 믿고 설쳐…
한칼에 날릴 건수 잡으면…VIP 보고 준비”

등록 2014-12-07 19:52수정 2014-12-08 00:55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 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 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복구된 ‘정윤회 보고서’에 “정씨, 이정현 퇴출 지시”
6월 교체때 경질-차출설 엇갈려
이 “말이 아니면…” 입닫아
청와대 보고서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관천(48) 경정이 지난 1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재직하면서 작성한 ‘정윤회 보고서’에,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 퇴출론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지난 6월 홍보수석에서 물러날 때에도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는데,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 진위 여부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박 경정이 청와대 파견근무 때 사용하던 컴퓨터의 문서파일을 복구해 검찰에 전달했다고 7일 청와대 관계자가 말했다. 이 파일에는 <세계일보>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청와대 보고서의 원본이 포함돼 있다. <세계일보>는 당시 두 쪽 분량의 이 보고서 중 몇 대목을 검게 가린 채 보도했는데, 7일 누리집에 그 내용을 공개했다. 정윤회씨가 지난 연말 청와대 핵심 비서관 등과의 모임에서 “이정현은 근본도 없는 놈이 브이아이피(박근혜 대통령) 1명만 믿고 설치고 있다. 브이아이피의 눈 밖에 나기만 하면 한칼에 날릴 수 있다. 안 비서관(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적당한 건수를 잡고 있다가 때가 되어 내(정윤회)가 이야기하면 브이아이피께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브이아이피 측근(정윤회) 동향’ 감찰보고서 가운데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새누리당 의원) 관련 부분. <세계일보> 누리집 갈무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브이아이피 측근(정윤회) 동향’ 감찰보고서 가운데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새누리당 의원) 관련 부분. <세계일보> 누리집 갈무리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잇따라 맡아 일하다가 지난 6월 물러난 뒤 7·30 재보궐선거에서 고향인 전남 순천·곡성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이 수석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두고 여권 안팎에서는 ‘경질설’과 ‘차출설’이 엇갈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수석은 지난해 국정원 댓글 사건 때부터 너무 거친 언사로 야당과 민심을 자극한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교체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는 세월호 침몰 사건(4월16일) 와중에 <한국방송>(KBS)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이 “이 수석이 보도에 개입했다”고 폭로해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정에 부담을 덜기 위해 홍보수석을 교체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 의원이 올 초부터 7·30 재보선 출마 뜻을 갖고 있었다”거나, “장관 기용설이 있었다” 등 ‘차출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박 경정의 보고서에 적시된 정윤회-실세 비서관 회동 시점과 실제 이 의원이 청와대를 나온 시점은 6개월 안팎의 차이가 있다.

이 의원은 박 경정의 보고서에 자신이 언급된 데 대해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 했고, 말이 아니면 탓하지 마라’고 했다”며 입을 다물었다. 보고서 자체가 허구이기 때문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주장이다.

정윤회씨와의 이른바 ‘십상시 회동’ 참석자로 보고서에 지목된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은 이와 관련해 “정윤회씨가 이 의원의 국회 보좌관 출신인 내 앞에서 이 의원 욕을 하면서 ‘내보내라’고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역시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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