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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권력 분란으로 경찰이 죽음 내몰려”

등록 2014-12-14 20:48수정 2014-12-14 21:54

청와대 문서 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유서를 남기고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아무개 경위의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이천의료원 영안실 들머리에서 이날 밤 최 경위의 형이 유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이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청와대 문서 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유서를 남기고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아무개 경위의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이천의료원 영안실 들머리에서 이날 밤 최 경위의 형이 유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이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고 최 경위 유족·경찰들 참담
“영장 기각 직후 통화때
동생이 ‘미행 있다’ 말해”
최 경위 형 밝혀
“애초 권력사건인데
우리한테 번져”
경찰들 속으로 부글부글
“(검찰) 수사가 지금 바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가. 자기가 한 일이 아닌 것을 뒤집어씌우려 하니 죽음으로 간 것 아니냐.”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최아무개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놓고 유족들은, 청와대가 사건의 진실을 덮기 위해 일개 경찰관에게 누명을 씌웠기 때문에 벌어진 비극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최 경위의 형(56)은 지난 13일 밤 11시20분께 동생의 주검이 임시 안치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동생이 너무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압박감에 시달리다 세상을 떴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동생은 유서에 ‘그동안 너무나 힘들고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압박에 시달렸다’고 썼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동생 유서에) ‘너무 억울해서, 정보분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뜬다. 직원을 사랑한다’고 쓰여 있었다”며 억울한 죽음을 강조했다.

최 경위의 형은 미행 의혹도 제기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 12일 오전 11시30분께 동생과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미행이 있다. 잘못한 게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13일 자살한 최아무개 경위의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이천의료원 영안실 들머리에서 최 경위 주검에 대한 감식을 마친 감식요원드리 안치실을 나서고 있다. 이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13일 자살한 최아무개 경위의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이천의료원 영안실 들머리에서 최 경위 주검에 대한 감식을 마친 감식요원드리 안치실을 나서고 있다. 이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다른 유족은 취재진에게 “(최 경위는) 최근 가족과의 통화에서 ‘언론사 보도 동향을 (경찰 내부에) 보고한 죄밖에 없다. 한화 관계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도 없는데 경찰에게 (문서 유출)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14일 부검 결과를 발표해, 일산화탄소 중독사라는 부검의 소견과 최 경위의 행적 등 지금까지 수사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말은 아끼면서도 ‘해도 너무한다’며 착잡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경찰 정보업무를 하는 한 인사는 “애초 권력의 판으로 짜여 있던 사건이었는데 우리한테로 번졌다. 사람이 죽었는데 검찰 수사가 우리 쪽을 더 들여다보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치권의 분란으로 일개 경찰관이 죽음으로 내몰린 상황이 너무도 참담하다”고 말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정보관은 “대통령이 ‘국기 문란’ 행위라고 규정한 판에 경찰 내부에서도 최 경위를 감싸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본인은) 열심히 일하려다 그렇게 됐을 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천/김기성 기자, 박태우 진명선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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